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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eeke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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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토리라인 캠페인 2 프롤로그/STORYLINE CAMPAIGN2 PROLOGUE

Spoiler

* 2028년 6월 시카고

나는 땀에 흠뻑 젖어 벌벌 떨며 일어났다. 몇 년 동안이나 똑같은 이 악몽은 이제 친근하기까지 했다. 사진들이 기억속 정지된 장면처럼 떠오른다. 해변에서의 하루, 부모님의 미소, 어린 시절 내가 가장 좋아하던 집에서의 저녁밥. 그리고 오직 어둠 뿐, 두텁고 검은 연기가 그 모든 것을 하나씩 집어 삼킨다. 먼저 어머니부터, 그러고는 아버지. 두분 모두 내겐 친근하면서도 사실 매우 먼 분들이다. 나는 부모님의 얼굴을 기억하지 못하지만 가슴 속 느낌으로 꿈 속의 이 사람들이 내 부모님이라는 것을 정말이지 확신한다. 그리고... 모든 것이 사라졌다. 심장이 격히 뛰고 극심한 갈증에 잠에서 깨며 이 악몽은 마음 한 구석으로 옮겨갔다.

언제나의 아침처럼, 나는 마치 이 장소가 처음인 것 마냥 나를 주변을 살펴본다. 아직 이른 시간이었지만 주변 콘크리트 덩어리들에 반사된 열기가 내 낡은 아파트(Flat:영국식 단어)를 덮치고 있었다. 몇시간 뒤면 찜통이 될 것이다. 시카고의 여름이라, 난 정말 네가 싫어.

이 건물은 꽤 좋은 편이다.뭐 비록 이 좋다는 것도 분명 보통 기준으로는 불평을 들을만한 것이겠지만 최소한 샤워실에 벌레가 나오지도 않고 냉장고(fridge:영국식 단어)에 곰팡이도 없었다. 이건 이전에 내가 살던 3세계 숙소들에 비하면 훨신 나은 것이다. 용병의 삶은 모든 세계를 누비는 것이고 그 중에 모든 놀라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으며(물론 총격전이 이어지고), 모든 샤워실에서 쏟아지는 찬물을 맞으며(뭐, 밖이 덥다면 이것도 좋겠지), 깡통(Tin:영국식 단어)에 쑤셔박힌 모든 싸구려 음식을 먹는 것이다. 하지만 쓰레기 조각을 얻으려 다른 방랑자와 싸우면서 내일은 더 나을거라는 헛된 희망을 품는 이 삶은 내가 선택한 것이다. 이러다보면 뭔가 세상의 미래를 바꿀 수 있지 않을까?

하하하, 농담이고 그냥 액션 영화랑 돈을 보고 선택한 직업이다.

내 한가롭고 평화로운 잡생각은 전화 벨소리에 중단되었다. 휴대폰(Cell:미국식 단어)의 화면을 바라보자 내 기분은 더욱 가라않았다. 나는 거지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것을 되새기며 두달 동안 누워서 빈둥거리는 것은 자존심 외의 많은 것도 함께 앗아갔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리고 전화 반대편의 사나이도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젠장.

녹색 통화버튼을 누르는데는 시간이 걸렸다. 내 본능은 보통 내 삶에 큰 도움이 됐고 지금 이 순간에도 본능은 그냥 받지 마라고 소리치고 있었다. 하지만 난 저항할 수 없었다. 사람은 먹어야만 살 수 있고 싸구려 피자와 싸구려만도 못한 맥주로 버티는 것은 그렇게 오래 할 짓은 못 됐다. 미국은 전 세계에 훌륭한 많은 것들을 전파했지만 미국 음식은 분명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쨌거나 전화를 받아보자.

"안녕하신가, 헥터. 오랜만이구만 그래."

맞아. 이게 내가 낼 수 있는 최대한 무심한 목소리였어. 그도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고 있고 나도 알고 있지만 본론부터 이야기하는 것은 게임의 방식이 아니지. 내가 괴짜마냥 이야기를 시작하는 것은 별로 좋을게 없어.

"“Hola, amigo! Que pasa!(안녕 친구! 어떻게 지냈나!)"

또 멕시코어 헛소리다. 헥터는 3세대 미국인으로 시카고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스스로 지역 "마피아"의 일원이라 자부하며 이 조그마한 언덕에서 조그마한 먹잇감을 두고 다른 쓰레기 청소부들과 싸우는 놈이다. 이놈은 사실 제대로 된 마피아도 아니지만 가족의 영향력이나 뿌리 같은 뭔가와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는 강박감은 헥터가 이런식으로 일하게 만들었다. 정말 슬픈 이야기지. 하지만 동시에 그는 수 많은 파이에 그 뚱뚱한 손을 대고 있었고 괜찮고 쉬운 작업이 있다면 그의 일을 대신 해주는 것도 좋을 것이다.

"별거 없었죠. 마지막 작업 후에 로큰롤 시간을 좀 가지고 있었어요."

그리고 이제 그는 두바이의 혼란에 대해 어떻게 알아냈는지 자랑할 것이다. 물론이지...

"아이, 그거 들었지. 나쁜 몇 놈이 완전히 묵사발이 났다면서, 안 그래? 사업하기에 영 좋은 이야기는 아니군 그래. 하지만 친구, 자네와는 관계 없지. 자네는 화살처럼 똑바로 버티다가 있다가 탈출했지. 존경할만한 위인이야."

아 그렇구나. 저 말인 즉 그는 정말로 내 도움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아니면 내 얼굴에 부비적 거리고 싶다는 뜻이던가, 하지만 난 내 한계를 잘 알고 있다. 이제 슬슬 흥미로워지기 시작했는데, 아마 헥터의 말은 척 보기에도 있어 보이는 누군가가 필요하다는 말 일텐데 뭐 내가 턱시도를 입으면 엄청 있보이긴 했다, 아니면 뭐 인생에서 자빠진 패배자가 필요할 수도 있겠는데 뭐 그래도 두번째 경우는 아닌거 같았다. 그는 저렴하고도 쉬운 선택권 여럿을 가지고 있었고 나는 이 선택을 받기 위해 추격에 나섰다.

"그렇죠 머, 아시다시피 말입니다. 잠깐 돌아서면 어떤 멍청이들이 일을 망쳐놓죠. 제 기분을 망치고, 명성도 망치고요. 이제 두바이에서는 절대 다시 일하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진짜 말이죠..." 난 잠시 멈추었다, "그 시발놈들 진짜 좆같았죠. 그래서 이 운수 없는 용병놈이 뭘 도와 드릴까요?" 그는 진지해졌다. 엄청 진지해졌다. 너무 심각하게 진지해져서 그는 그가 사랑해 마지 않았던 억양을 사용하는 것도 까먹을 정도였다.

"그래 그래, 한번 들어보게. 돈이 넘치는 회사 하나가 용병을 한명 찾고 있어. 자기들 꼬마들한테 로프 매는 법을 가르쳐줄만한 사람 말야. 별로 심각한 일도 아니야. 이 회사는 보병대가 좀 있고 기갑도 약간 있는 정도지. 뭐 사실은 말야." 헥터가 말을 잠시 멈추었다. "이건 사실 그냥 첫 임무야. 기업 군대를 지휘하기 위해 필요한 도구를 찾기 위한 첫 임무 말야. 전차들과 부관들, 훈련 시켜볼 줄 알지? 이놈들 가져다가 진흙탕에 몇번 집어 넣어주고 텍사스 황무지에서 산적들 좀 쏘고, 알래스카에서 생존 훈련 좀 해주고..."

맞다. 난 훈련법을 알고 있었고 이런 훈련은 기업군이 확장 준비를 시작할 때 항상 있는 일이다. 어떤 이들은 수 많은 부와 군사력을 매우 빨리 갖추고 싶어했고 이는 공식적인 방식으로는 해낼 수 없는 것이었다. 그래서 기업들은 보통 엄청난 기대를 가지고 이런 업무를 맞기기에 최적의 상황에서 이런 일거리가 주어지는 것은 항상 정말이지 희귀했다. 기업들은 과거에 대해 잘 모르는 용병들을 처음부터 믿지 않는 특성이 있고 이는 나처럼 경력있는 이들이라 할지라도 다르지 앉아서 우선은 간단한 일부터 맞기곤 했다.

"... 그러면 그들이 제대로 된 아파트를 줄거고, 괜찮은 여자랑 결혼하고, 애도 생기고... 우리 같은 사람들 대부분은 이런거 꿈도 못꾸는 것이지. 그래서 어쩔래, 파트너?"

그는 중간에 텍사스 억양으로 바꿔 느릿느릿 말하기 시작했다. 젠장 신이시어 그냥 죽여주십시오. 난 한번이라도 헥터와 그냥 평범한 대화를 나눴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어쨌거나 내 불안감은 진정되지 않았고 무슨 생각을 해야 할지 잘 몰랐고, 시간을 좀 벌기로 했다.

"모르겠어, 헥터. 내 말은... 왜 나지? 데리고 있는 부하들도 있잖아."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억지스러운 소리가 약간 섞여 있었다. 이는 아주 약간이었지만 무슨 상황인지 알아차리는데 약간 도움이 됐다.

"기업놈들 탱고추는데 내 애들을 보내라고? 누구? 세자르? 안젤라? 한번 생각해보자." 그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 "뭐 안젤라가 드레스를 입으면 멋질거 같긴 해. 동지, 아마 뭔가 이상한걸 생각하나본데 우리 애들은 훈련법이라는걸 모르는데다 기업 새끼들을 싫어하지. 게다가 놈들은 그다지..." 다시 잠시 침묵이 이어졌다.

"문명화된 놈들도 아니지. 자네나 나 같지가 않아."

그 말이 맞긴 하다. 세자르는 사무실에서 이틀만 앉아 있으면 무릎이 터질 것이고 안젤라는... 생각 안하는게 나을 정도였다. 그리고 이 둘이 헥터의 최고 부관이었다. 그래도 여전히 뭔가 이상했고. 나는 침대에 누워 왼팔을 머리 뒤에 두고는 눈을 감았다. 그리다 내가 뭔가 분명한 것을 놓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이거 어디서 들은 말이죠? '길에서 들었는데' 같은 거짓부렁은 하지 않는게 좋을겁니다. 우리 같은 사람들한테 그런 기회? 우리한텐 회사에서 진짜배기 회사원처럼 일할 기회가 없습니다. 내 말은 손을 더럽히지 않고 하는 진짜 일 말입니다. 진짜 진짜 손을 더럽히는 일 말고는 말이죠. 그리고 내가 그런 스타일의 사람도 아니고, 알고 있잖아요." 몇초간 침묵이 이어지고, 제대로 감춘 한숨이 이어졌다.

"좋아, 좋다고. 누가 왔었어. 정말 고급스럽게 차려입은 Chica(스페인어-소녀) 말야. 먼저 그 소녀는 어디서 날 찾을 수 있는지 알고 있었어. 이 시점에서 내가 무슨 생각을 했을지 알 수 있지? 그리고 두번째, 그 소녀는 알아서는 안될 모든 더러운 것들을 다 알고 있었어. 무시할 수 없는 그런거 있잖아. 그래서 우린 거래를 했지. 그 소녀는 너한테 관심이 많았어. 심지어 니가 어디 사는지도 알고 있었지. 이상한 일이지 않나?"

나는 눈쌀을 찌푸렸다. "언제 이야기지?"

"두어시간 전 일이야."

좋아. 최소한 좋은 소식은 있군. 이게 함정이라면 난 이미 죽었을 것이야. 그러니까 복수심에 불타는 기업은 아니라 이거군, "그 이야기부터 하지 그랬어요?"

"하하하 지랄마, Amigo(스페인어-친구), 자네 겁주기 싫었다고. 무슨 일이 생기거나 한거 아니잖아 안그래? 이 일을 원한다면 말야, 그 소녀가 지시 사항을 남겼어. 어느 쪽이건 이 소녀는 진짜배기 같았다고, 니가 나한테 말한적 없는 엄청난 뒷배가 있다던가 그런게 아니면 난 모르겠는데. 어떻게 할거야?"

난 한숨을 쉬고 눈을 감았다.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겠지. 그렇지?

"좋아요 들어보죠."

***

몇 시간 뒤, 나는 도시 외각의 잘 가려진 총포상에 들렸다. 여긴 윈디 시에서도 질 나쁜 구획인데 이 지저분한 곳 근처의 건물들은 거의 닫히고 버려진 것으로 보였다. 불량배처럼 보이는 놈들 두엇이 멀리서 날 쳐다보았지만 내 반쯤 망가진 셰벨레 차와 내 외모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는 내 손에 쥐여진 AR-15가 놈들이 멀리 떨어져있게 만들어줬다. 뭐 아마도 그렇겠지.

나는 울퉁불퉁한 나무 현관문을 통해 가게에 들어갔다. 구식 현관문 종이 울리며 내가 입장한 것을 알렸고 계산대 뒤에서 옛날 신문을 읽고 있던 주인 할배가 고개를 들어 나를 쳐다보았다. 이 총포상에는 저질 사냥용 소총이 쌓여있었는데 내가 기대하던 것은 확실히 아니었다. 저런 것으로 사냥을 하는 것은 무리다. 두발로 걷는 사냥감이 아니라면 말이다.

"가게 닫았어."

헥터가 말해준 것으로 볼때, 나는 이런 반응을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 나는 내가 정확히 기억하기를 바라며 전화로 들은 암호 문장을 한 마디, 한 마디 반복했다. 그 때는 그 문장을 적는 것이 창피하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왜 그러지 않았을까 후회하고 있었다.

"시카고는 여름에도 추운데, 당신의 안락한 집에서 따뜻하게 쉬다갈 수 있게 해 주시오."

땀에 흠뻑 젖어 서 있으며 이런 말을 한 나는 정말 바보가 된 느낌이었다. 고층건물의 유리창에 반사된 태양빛이 도로의 타르를 녹이는 이 도시의 한 낮에 에어컨도 없는 60년 묵은 자동차를 타고 와서 이런 말을 할만한 사람이 누가 있을까? 무슨 놈의 암호문이 이래? 누가 생각한거야?

노인은 마침내 고개를 들어 눈썹을 치켜올렸다. 그는 낡은 스웨터에 은테 안경을 끼고 희끗희끗한 회색 머리를 한 친절한 할아버지를 떠올리게 했다. 틀릴리가 없는데... 노인의 눈은 강철처럼 파랗고 차가우며 그의 본성을 배반하고 있는 듯 했다.

"아 그렇군요. 소프 선생님(Master Thorpe) 맞으시죠?"

나는 끄덕였다.

"네 맞습니다."

그는 나무 흔들의자에서 천천히 일어났다. 참 기괴했다. 커다란 리볼버가 신문 뒤에 숨겨져 있었는데 노인이 나무 카운터에 꽤 부드럽게 놓았음에도 불구하고 리볼버는 무겁고 요란한 소리를 내었다. 꽤나... 엄청 무거운 놈으로 보이는데 아마 방탄복을 입고 있어도 한방이면 끝장날 것 같은 그런 것으로 보였다. 그리고 이 노인의 총알은 빗나갈 것 같지도 않았다. 나는 침을 꿀꺽 삼켰고 노인은 내 초조함을 보고는 차갑게 미소를 지었다.

"선생님을 도울 에즈라 로젠스타인(Ezra Rosenstein)이라 합니다. 부디 따라오시겠습니까."

나는 그의 억양을 이해할 수 없었다. 영국인인가? 아니면 캐나다인? 나는 지금까지 꽤나 여기저기 돌아다녔지만 이런 사람은 만난 적이 없다. 이 남자는 은퇴한 살인자나 전직 특수부대, 아니면 CIA 요원 같은 느낌이 들었다. 어쨌건 나는 그가 얼마나 많은 시체를 보았고 그 중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을 직접 죽였는지 물어서 스스로 무덤을 팔 생각은 없었다.

노인은 가게 뒤쪽 문을 열었다. 그러나 내가 예상한 먼지 가득한 창고가 아닌 건물 아래쪽으로 향하는 콘크리트 계단이 나왔다. 나는 문을 지나가며 이 문이 적어도 1인치 두께의 강철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발견했다. 장갑판이로군, 나는 스스로에게 내기를 걸었다. 이 남자는 장난을 치는 것이 아니었고 나는 금방 어떻게 이런 동네에서 이 노인이 안전하게 있을 수 있는지 알아챘다. 누구도 그의 물건을 도둑질할 만큼 멍청하지 않았으리라.

내가 머리속으로 몇가지 탈출 계획을 짜고 있는 동안 우리는 건물 바닥에 다달았고 탁자와 지도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는 무기로 가득찬 방에 들어섰다. 이 무기들은 윗층에서 보았던 그런 것들이 아니라 완전 최첨단 무기였다. 돌격 소총, 전투용 산탄총 같은 것들. 특히 구석에 있는 것들은 깨끗하고 기름칠이 잘 되어 있었으며 장전되어있어 바로 사용할 수 있어보였다. 남자는 말없이 빈 의자를 가리켰고 나를 향한 다른 의자에 앉았다.

"그럼. 노라(Norah) 양이 소프 선생님을 평가해달라고 했습니다. 보통은 더 이상의 평가는 없지만..."

뱀이 먹잇감을 통채로 삼키기 직전인듯한 영혼 시린 미소가 다시 한번 나타났다.

"...노라양은 매력적이고 설득력있지. 그렇지 않습니까." 그는 테이블 왼쪽의 서류뭉치를 뒤지며 혼잣말을 하며 결론을 냈다.

"아 그래요. 여기 있군요. 사무엘 소프(Samuel Thorpe) 1995년 뉴욕 출신 맞습니까?"

그는 안경테 너머로 빠르게 나를 훑어보았고 나는 그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문서를 읽으며 중얼거렸다.

"10살에 고아가 됐는데, 아 조직 폭력배 문제였군요, 비극적이게도 말입니다. 흠, 슬픈 시대였군요... 여러 양부모 가정에서 자랐고 다시 도망갔고요... 군에 입대했지만 정말 소속감을 느낀 적은 없고... 그렇군요... 마치 같은 직업에 종사하는 분들의 공통적인 특성처럼... 그리고 폴라드(Pollard)이후로는 개인 용병이 되었군요."

나는 혼란스러워 끼어들었다. "폴라드요?"

그는 눈쌀을 찌푸렸고 곧장 비난의 목소리를 쏟아낼 것 처럼 보였다. 나는 갑자기 다시 어린애가 된 기분이었다. 숙제를 하지 않은 어린애 말이다.

"소프 선생님, 폴라드 대 뉴욕말입니다. 대법원이 수정헌법 2조의 제한을 철폐한 것 말이죠. 시민 개개인이 이전까지는 미군만 보유 가능했던 모든 무기를 획득할 수 있게 되어 개인 용병들이 활동할 수 있게 되었죠. 물론 핵무기는 빼고 말입니다." 그는 다시 슬며시 미소를 지으며 덧붙였다.

나는 그가 말하는 동안 고개를 끄덕였고 더 이상 바보처럼 보이지 않기를 바랐다.

"좋아요, 좋아..."

"잠시만요." 그가 말을 이었다. "지금 우리가 어디까지 봤더라... 아 그렇군요. 사설 계약자로서 경력을 봅시다. 몇번 작전을 나갔고 몇번 교전도 했지만 별로 대단할 것은 없군요. 그럼 평균적인 성공률을 봅시다. 흠." 그는 생각에 잠겼다. "일반적이진 않군요."

나는 그의 말이 무슨 뜻인지, 나에 대해 어떻게 그렇게 많이 알고 있는지 확신하지 못했지만 그에게 무슨 뜻인지 자세히 설명해 달라고 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한 것 같다고 느껴졌다. 그는 서류를 다 읽었고 다시 한번 훑어본 뒤 다시 서류 더미 위에 놓았다.

"그럼 한번 시작해보죠."

이후 몇 시간 동안, 그는 내가 처음 받았던 평범한 경비 임무부터 두바이의 메이단(Meydan) 호텔에서 발생한 총격전까지 내가 맡아왔던 모든 임무의 세부사항을 해부했다. 그는 내 전술과 화기 지식, 언어 능력 그리고 문제 해결 능력에 대해 질문했다. 그리고 마침내, 내가 가장 자신 없는 분야에 도달했다. 기갑.

"소프 선생님, 아시다시피 말입니다. 폴라드 판결의 결과로 미합중국의 시민들은 이전에 "파괴 장비(Destructive devices)"라 불렸던 것들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심지어는 전차나 보병 전투차 또는 자주포 같은 기갑 장비도 말이죠. 따라서 이 업무를 성공적으로 얻으려면..."

나는 그의 "꼭 이래야 한다."고 강조하는 어투가 정말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이 시점에서 논쟁하기에는 너무 지쳐있었다.

"... 주어진 임무를 완수하면서 고용주의 무기고에 장갑 차량을 추가해달라는 요청을 받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이제 고용주가 말 그대로 무한정의 자원을 가지고 있다고 상상해 보십시오. 말 그대로 원하는 차량을 아무 것이나 선택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단 한번만 선택할 수 있고 그 차량으로 다양한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는 것은 명심하세요. 어떤 것으로 고르시겠습니까?"

나는 대답을 위해 입을 열었으나 그는 즉시 내 말을 가로막았다.

"소프 선생님, 확실히 하겠습니다만 정답은 없습니다. 선생님의 선택은 제게 선생님이 어떻게 임무 수행에 방해되는 장애에 접근하고 극복할 것인지에 대해 더 잘 알려주겠죠." 그는 끄덕였다. "그럼 계속 이야기해보십시오. 답을 듣고 싶어 죽겠으니까 말이죠."

그에게 말이 가로막히자 나는 내 문제에 대해 곰곰이 생각할 수 있었다. 많은 것들이 내 대답에 달려있다는 묘한 느낌이 들었다...

 

* 스토리라인 캠페인 2 에피소드 1 부가 목표 /STORYLINE CAMPAIGN2 PROLOGUE: ADDITIONAL OBJECT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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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더 말입니다. 혹시 가능하시다면..."

나는 조심스럽게 눈을 굴리려 했지만 실제로는 그다지 조심스럽지 못했고 품위를 잃진 않았으나 주인은 거슬렸는지 눈살을 찌푸리며 반응했다.

"소프 선생님, 선생님께선 선생님께서 하시게 될 일이 어떤 것인지 그 본질을 깨닫지 못하고 계십니다. 짐작하셨겠지만, 저희는 단순히 우리 병력들에게 어느 쪽으로 총을 겨눠야 하는지 알려줄 사람이 필요한게 아닙니다. 선생님께서 맡으실 임무는..."

그는 갑자기 말을 멈추었고, 스스로 진정시키듯 잠시 눈을 감더니 이마를 손가락으로 문질러댔다. 나는 그가 무언가 알려서는 안될 것, 무언가 중요한 것을 말하려 했다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의 허식 뒤로, 난 내가 기대하지 않았던 불안함을 느꼈다. 그러나 빠르게 찾아온 이 작은 틈은 찾아올 때 만큼이나 순식간에 사라졌고 다시 침착함을 찾은 그는 말을 이었다:

"맡으실 임무는 주포를 좀 휘두를 줄 아는 단순한 남자가 되는 것 보다 훨신 더 어려운 일이 될 것입니다. 진짜 남자 말입니다. 소프 선생님, 진정한 남자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어야 하고 모든 것을 어느 정도 알고 있어야 합니다. 전쟁도 벌이고, 시도 짓고, 상처를 치료하고. 맛있는 요리도 할 수 있어야하고. 결국..."

또 다시 말이 멈췄다.

"어떤 목표에 특화되겠다는 것은 남자가 아니라 벌레에게나 필요한 것이겠죠."

잘도 피해가는군,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다시 주어진 업무에 집중했다. 이 계약에는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훨신 많은 것들이 있으리라는 확신이 들었다. 숨겨진 가면이 한번 미끄려져 내렸고, 다시 한번 미끄려졌다. 아마 이 부분을 미래에 내가 더 많은 보상을 받는데 사용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이 면담은 거의 끝났다.

 

* 스토리라인 캠페인 2 - 프롤로그 결과 /STORYLINE CAMPAIGN2 – PROLOGUE RESUL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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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8년 6월 시카고

"선택에 대해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나는 크게 심호흡하고 미소를 지었다.

"하긴 생각해보면 가장 말이 되긴 합니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필요한 모든 기능이 장착된 현대형 차량이면서도 현재 쉽게 대량으로 조달할 수 있는 차량이기도 하죠. 선생님은 몇대의 T 계열 전차와 터미네이터를 받게 되실 겁니다. 세상 어디에 던져놔도 한번 싸워보실만한 전력이 되겠군요."

터미네이터. 터미네이터라, 나는 터미네이터라는 말을 할 때마다 혀끝에 맴도는 그 이름이 좋았다.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이름이라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다. 무언가 다른 이름을 가진 장미에게서도 똑같은 냄새는 나겠지만 그 어떤 이름도 여성들이 황홀해하는 꽃의 상징으로 장미라는 이름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이 있을까? 이름은 언제고 중요하다. 여기에 나는 내 뒤를 지켜주는 대보병 특화 차량을 두는 것이 매우 마음에 들었다. 시가전이 벌어진다면 한쌍의 붉게 달아오른 30mm 기관포보다 효과적인 것은 아무것도 없으리라.

나머지 차량들은 그냥 단순한 전차들이었다. 낡아빠진 고철 덩어리이거나 겨우 겨우 굴러가는 달구지만 아니면야, 전차는 아군이기만 하면 어느 것이든 대충 좋은게 아닌가 싶다. 여기에 그 전차들이 터미네이터와 부품을 공유한다면 운용비를 줄일 수 있을테니 더 좋겠지. 나는 내가 새로 입사한 이 회사가 전 세계 모든 지점에서 무기상들과 연계되어 원하는 지원을 바로 받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진 않았다. 말이 나와서 말인데, 내 스스로 배운 것에 대해 답을 할 시간이 된 것 같다.

그러나 내가 한 마디 더 하기도 전에, 이 수수께끼 같은 인물은 나보다 한 수, 아니 다섯 수는 더 앞서 있음을 증명했다. 그는 갑자기 의자에서 일어서더니 팔을 등 뒤로 젖혔다. 그는 마치 오래된 집사처럼 보였는데 친절히 디저트를 가져다주기 보다는 작은 숟가락으로 당신을 금새 죽일듯한 그런 집사 같았다.

"아주 좋습니다. 이것으로 면담을 끝내도록 하죠. 오늘 머독(Murdoch) 선생님께 제 추천서를 제출하도록 하겠습니다. 우선은, 선생님께서 모시는 그..." 나는 그가 잠깐 말을 멈추는 것을 통해 내 차에 대해 영 못마땅하게 여긴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차 트렁크에서 이번 회의에 적절한 의상을 찾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회의는 정확히 오늘 7시 정각, 호텔 벨뷰에서 시작될 것입니다. 늦지 마십시오."

그는 악수를 기대하듯 오른팔을 쭉 뻗어왔다. 그러나 나는 질문이 너무 많았다. 머독 선생님? 노라양? 내가 대체 어떤 회사에서 일하게 된거지? 내가 하는 일이 정확히 뭐야?

그러나 이 면담은 분명히 끝났고, 이 남자로부터 더 이상의 답을 듣지 못할 것이 확실해 보였다. 적어도 지금은 질문을 할 시간이 아니었고, 약간 머리가 멍해진 나는 의자에서 일어나 악수를 하고는 총포상 가계 뒷편으로 이어진 계단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나는 어떻게든 답을 얻을 것이지만 몇시간 더 기다리지 못할 것도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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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토리라인 캠페인 2 프롤로그/STORYLINE CAMPAIGN2 PROLOG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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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8년 6월 시카고

나는 땀에 흠뻑 젖어 벌벌 떨며 일어났다. 몇 년 동안이나 똑같은 이 악몽은 이제 친근하기까지 했다. 사진들이 기억속 정지된 장면처럼 떠오른다. 해변에서의 하루, 부모님의 미소, 어린 시절 내가 가장 좋아하던 집에서의 저녁밥. 그리고 오직 어둠 뿐, 두텁고 검은 연기가 그 모든 것을 하나씩 집어 삼킨다. 먼저 어머니부터, 그러고는 아버지. 두분 모두 내겐 친근하면서도 사실 매우 먼 분들이다. 나는 부모님의 얼굴을 기억하지 못하지만 가슴 속 느낌으로 꿈 속의 이 사람들이 내 부모님이라는 것을 정말이지 확신한다. 그리고... 모든 것이 사라졌다. 심장이 격히 뛰고 극심한 갈증에 잠에서 깨며 이 악몽은 마음 한 구석으로 옮겨갔다.

언제나의 아침처럼, 나는 마치 이 장소가 처음인 것 마냥 나를 주변을 살펴본다. 아직 이른 시간이었지만 주변 콘크리트 덩어리들에 반사된 열기가 내 낡은 아파트(Flat:영국식 단어)를 덮치고 있었다. 몇시간 뒤면 찜통이 될 것이다. 시카고의 여름이라, 난 정말 네가 싫어.

이 건물은 꽤 좋은 편이다.뭐 비록 이 좋다는 것도 분명 보통 기준으로는 불평을 들을만한 것이겠지만 최소한 샤워실에 벌레가 나오지도 않고 냉장고(fridge:영국식 단어)에 곰팡이도 없었다. 이건 이전에 내가 살던 3세계 숙소들에 비하면 훨신 나은 것이다. 용병의 삶은 모든 세계를 누비는 것이고 그 중에 모든 놀라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으며(물론 총격전이 이어지고), 모든 샤워실에서 쏟아지는 찬물을 맞으며(뭐, 밖이 덥다면 이것도 좋겠지), 깡통(Tin:영국식 단어)에 쑤셔박힌 모든 싸구려 음식을 먹는 것이다. 하지만 쓰레기 조각을 얻으려 다른 방랑자와 싸우면서 내일은 더 나을거라는 헛된 희망을 품는 이 삶은 내가 선택한 것이다. 이러다보면 뭔가 세상의 미래를 바꿀 수 있지 않을까?

하하하, 농담이고 그냥 액션 영화랑 돈을 보고 선택한 직업이다.

내 한가롭고 평화로운 잡생각은 전화 벨소리에 중단되었다. 휴대폰(Cell:미국식 단어)의 화면을 바라보자 내 기분은 더욱 가라않았다. 나는 거지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것을 되새기며 두달 동안 누워서 빈둥거리는 것은 자존심 외의 많은 것도 함께 앗아갔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리고 전화 반대편의 사나이도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젠장.

녹색 통화버튼을 누르는데는 시간이 걸렸다. 내 본능은 보통 내 삶에 큰 도움이 됐고 지금 이 순간에도 본능은 그냥 받지 마라고 소리치고 있었다. 하지만 난 저항할 수 없었다. 사람은 먹어야만 살 수 있고 싸구려 피자와 싸구려만도 못한 맥주로 버티는 것은 그렇게 오래 할 짓은 못 됐다. 미국은 전 세계에 훌륭한 많은 것들을 전파했지만 미국 음식은 분명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쨌거나 전화를 받아보자.

"안녕하신가, 헥터. 오랜만이구만 그래."

맞아. 이게 내가 낼 수 있는 최대한 무심한 목소리였어. 그도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고 있고 나도 알고 있지만 본론부터 이야기하는 것은 게임의 방식이 아니지. 내가 괴짜마냥 이야기를 시작하는 것은 별로 좋을게 없어.

"“Hola, amigo! Que pasa!(안녕 친구! 어떻게 지냈나!)"

또 멕시코어 헛소리다. 헥터는 3세대 미국인으로 시카고에서 태어나고 자랐다. 스스로 지역 "마피아"의 일원이라 자부하며 이 조그마한 언덕에서 조그마한 먹잇감을 두고 다른 쓰레기 청소부들과 싸우는 놈이다. 이놈은 사실 제대로 된 마피아도 아니지만 가족의 영향력이나 뿌리 같은 뭔가와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는 강박감은 헥터가 이런식으로 일하게 만들었다. 정말 슬픈 이야기지. 하지만 동시에 그는 수 많은 파이에 그 뚱뚱한 손을 대고 있었고 괜찮고 쉬운 작업이 있다면 그의 일을 대신 해주는 것도 좋을 것이다.

"별거 없었죠. 마지막 작업 후에 로큰롤 시간을 좀 가지고 있었어요."

그리고 이제 그는 두바이의 혼란에 대해 어떻게 알아냈는지 자랑할 것이다. 물론이지...

"아이, 그거 들었지. 나쁜 몇 놈이 완전히 묵사발이 났다면서, 안 그래? 사업하기에 영 좋은 이야기는 아니군 그래. 하지만 친구, 자네와는 관계 없지. 자네는 화살처럼 똑바로 버티다가 있다가 탈출했지. 존경할만한 위인이야."

아 그렇구나. 저 말인 즉 그는 정말로 내 도움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아니면 내 얼굴에 부비적 거리고 싶다는 뜻이던가, 하지만 난 내 한계를 잘 알고 있다. 이제 슬슬 흥미로워지기 시작했는데, 아마 헥터의 말은 척 보기에도 있어 보이는 누군가가 필요하다는 말 일텐데 뭐 내가 턱시도를 입으면 엄청 있보이긴 했다, 아니면 뭐 인생에서 자빠진 패배자가 필요할 수도 있겠는데 뭐 그래도 두번째 경우는 아닌거 같았다. 그는 저렴하고도 쉬운 선택권 여럿을 가지고 있었고 나는 이 선택을 받기 위해 추격에 나섰다.

"그렇죠 머, 아시다시피 말입니다. 잠깐 돌아서면 어떤 멍청이들이 일을 망쳐놓죠. 제 기분을 망치고, 명성도 망치고요. 이제 두바이에서는 절대 다시 일하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진짜 말이죠..." 난 잠시 멈추었다, "그 시발놈들 진짜 좆같았죠. 그래서 이 운수 없는 용병놈이 뭘 도와 드릴까요?" 그는 진지해졌다. 엄청 진지해졌다. 너무 심각하게 진지해져서 그는 그가 사랑해 마지 않았던 억양을 사용하는 것도 까먹을 정도였다.

"그래 그래, 한번 들어보게. 돈이 넘치는 회사 하나가 용병을 한명 찾고 있어. 자기들 꼬마들한테 로프 매는 법을 가르쳐줄만한 사람 말야. 별로 심각한 일도 아니야. 이 회사는 보병대가 좀 있고 기갑도 약간 있는 정도지. 뭐 사실은 말야." 헥터가 말을 잠시 멈추었다. "이건 사실 그냥 첫 임무야. 기업 군대를 지휘하기 위해 필요한 도구를 찾기 위한 첫 임무 말야. 전차들과 부관들, 훈련 시켜볼 줄 알지? 이놈들 가져다가 진흙탕에 몇번 집어 넣어주고 텍사스 황무지에서 산적들 좀 쏘고, 알래스카에서 생존 훈련 좀 해주고..."

맞다. 난 훈련법을 알고 있었고 이런 훈련은 기업군이 확장 준비를 시작할 때 항상 있는 일이다. 어떤 이들은 수 많은 부와 군사력을 매우 빨리 갖추고 싶어했고 이는 공식적인 방식으로는 해낼 수 없는 것이었다. 그래서 기업들은 보통 엄청난 기대를 가지고 이런 업무를 맞기기에 최적의 상황에서 이런 일거리가 주어지는 것은 항상 정말이지 희귀했다. 기업들은 과거에 대해 잘 모르는 용병들을 처음부터 믿지 않는 특성이 있고 이는 나처럼 경력있는 이들이라 할지라도 다르지 않아서 우선은 간단한 일부터 맞기곤 했다.

"... 그러면 그들이 제대로 된 아파트를 줄거고, 괜찮은 여자랑 결혼하고, 애도 생기고... 우리 같은 사람들 대부분은 이런거 꿈도 못꾸는 것이지. 그래서 어쩔래, 파트너?"

그는 중간에 텍사스 억양으로 바꿔 느릿느릿 말하기 시작했다. 젠장 신이시어 그냥 죽여주십시오. 난 한번이라도 헥터와 그냥 평범한 대화를 나눴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어쨌거나 내 불안감은 진정되지 않았고 무슨 생각을 해야 할지 잘 몰랐고, 시간을 좀 벌기로 했다.

"모르겠어, 헥터. 내 말은... 왜 나지? 데리고 있는 부하들도 있잖아."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억지스러운 소리가 약간 섞여 있었다. 이는 아주 약간이었지만 무슨 상황인지 알아차리는데 약간 도움이 됐다.

"기업놈들 탱고추는데 내 애들을 보내라고? 누구? 세자르? 안젤라? 한번 생각해보자." 그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 "뭐 안젤라가 드레스를 입으면 멋질거 같긴 해. 동지, 아마 뭔가 이상한걸 생각하나본데 우리 애들은 훈련법이라는걸 모르는데다 기업 새끼들을 싫어하지. 게다가 놈들은 그다지..." 다시 잠시 침묵이 이어졌다.

"문명화된 놈들도 아니지. 자네나 나 같지가 않아."

그 말이 맞긴 하다. 세자르는 사무실에서 이틀만 앉아 있으면 무릎이 터질 것이고 안젤라는... 생각 안하는게 나을 정도였다. 그리고 이 둘이 헥터의 최고 부관이었다. 그래도 여전히 뭔가 이상했고. 나는 침대에 누워 왼팔을 머리 뒤에 두고는 눈을 감았다. 그리다 내가 뭔가 분명한 것을 놓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이거 어디서 들은 말이죠? '길에서 들었는데' 같은 거짓부렁은 하지 않는게 좋을겁니다. 우리 같은 사람들한테 그런 기회? 우리한텐 회사에서 진짜배기 회사원처럼 일할 기회가 없습니다. 내 말은 손을 더럽히지 않고 하는 진짜 일 말입니다. 진짜 진짜 손을 더럽히는 일 말고는 말이죠. 그리고 내가 그런 스타일의 사람도 아니고, 알고 있잖아요." 몇초간 침묵이 이어지고, 제대로 감춘 한숨이 이어졌다.

"좋아, 좋다고. 누가 왔었어. 정말 고급스럽게 차려입은 Chica(스페인어-소녀) 말야. 먼저 그 소녀는 어디서 날 찾을 수 있는지 알고 있었어. 이 시점에서 내가 무슨 생각을 했을지 알 수 있지? 그리고 두번째, 그 소녀는 알아서는 안될 모든 더러운 것들을 다 알고 있었어. 무시할 수 없는 그런거 있잖아. 그래서 우린 거래를 했지. 그 소녀는 너한테 관심이 많았어. 심지어 니가 어디 사는지도 알고 있었지. 이상한 일이지 않나?"

나는 눈쌀을 찌푸렸다. "언제 이야기지?"

"두어시간 전 일이야."

좋아. 최소한 좋은 소식은 있군. 이게 함정이라면 난 이미 죽었을 것이야. 그러니까 복수심에 불타는 기업은 아니라 이거군, "그 이야기부터 하지 그랬어요?"

"하하하 지랄마, Amigo(스페인어-친구), 자네 겁주기 싫었다고. 무슨 일이 생기거나 한거 아니잖아 안그래? 이 일을 원한다면 말야, 그 소녀가 지시 사항을 남겼어. 어느 쪽이건 이 소녀는 진짜배기 같았다고, 니가 나한테 말한적 없는 엄청난 뒷배가 있다던가 그런게 아니면 난 모르겠는데. 어떻게 할거야?"

난 한숨을 쉬고 눈을 감았다.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겠지. 그렇지?

"좋아요 들어보죠."

***

몇 시간 뒤, 나는 도시 외각의 잘 가려진 총포상에 들렸다. 여긴 윈디 시에서도 질 나쁜 구획인데 이 지저분한 곳 근처의 건물들은 거의 닫히고 버려진 것으로 보였다. 불량배처럼 보이는 놈들 두엇이 멀리서 날 쳐다보았지만 내 반쯤 망가진 셰벨레 차와 내 외모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는 내 손에 쥐여진 AR-15가 놈들이 멀리 떨어져있게 만들어줬다. 뭐 아마도 그렇겠지.

나는 울퉁불퉁한 나무 현관문을 통해 가게에 들어갔다. 구식 현관문 종이 울리며 내가 입장한 것을 알렸고 계산대 뒤에서 옛날 신문을 읽고 있던 주인 할배가 고개를 들어 나를 쳐다보았다. 이 총포상에는 저질 사냥용 소총이 쌓여있었는데 내가 기대하던 것은 확실히 아니었다. 저런 것으로 사냥을 하는 것은 무리다. 두발로 걷는 사냥감이 아니라면 말이다.

"가게 닫았어."

헥터가 말해준 것으로 볼때, 나는 이런 반응을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 나는 내가 정확히 기억하기를 바라며 전화로 들은 암호 문장을 한 마디, 한 마디 반복했다. 그 때는 그 문장을 적는 것이 창피하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왜 그러지 않았을까 후회하고 있었다.

"시카고는 여름에도 추운데, 당신의 안락한 집에서 따뜻하게 쉬다갈 수 있게 해 주시오."

땀에 흠뻑 젖어 서 있으며 이런 말을 한 나는 정말 바보가 된 느낌이었다. 고층건물의 유리창에 반사된 태양빛이 도로의 타르를 녹이는 이 도시의 한 낮에 에어컨도 없는 60년 묵은 자동차를 타고 와서 이런 말을 할만한 사람이 누가 있을까? 무슨 놈의 암호문이 이래? 누가 생각한거야?

노인은 마침내 고개를 들어 눈썹을 치켜올렸다. 그는 낡은 스웨터에 은테 안경을 끼고 희끗희끗한 회색 머리를 한 친절한 할아버지를 떠올리게 했다. 틀릴리가 없는데... 노인의 눈은 강철처럼 파랗고 차가우며 그의 본성을 배반하고 있는 듯 했다.

"아 그렇군요. 소프 선생님(Master Thorpe) 맞으시죠?"

나는 끄덕였다.

"네 맞습니다."

그는 나무 흔들의자에서 천천히 일어났다. 참 기괴했다. 커다란 리볼버가 신문 뒤에 숨겨져 있었는데 노인이 나무 카운터에 꽤 부드럽게 놓았음에도 불구하고 리볼버는 무겁고 요란한 소리를 내었다. 꽤나... 엄청 무거운 놈으로 보이는데 아마 방탄복을 입고 있어도 한방이면 끝장날 것 같은 그런 것으로 보였다. 그리고 이 노인의 총알은 빗나갈 것 같지도 않았다. 나는 침을 꿀꺽 삼켰고 노인은 내 초조함을 보고는 차갑게 미소를 지었다.

"선생님을 도울 에즈라 로젠스타인(Ezra Rosenstein)이라 합니다. 부디 따라오시겠습니까."

나는 그의 억양을 이해할 수 없었다. 영국인인가? 아니면 캐나다인? 나는 지금까지 꽤나 여기저기 돌아다녔지만 이런 사람은 만난 적이 없다. 이 남자는 은퇴한 살인자나 전직 특수부대, 아니면 CIA 요원 같은 느낌이 들었다. 어쨌건 나는 그가 얼마나 많은 시체를 보았고 그 중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을 직접 죽였는지 물어서 스스로 무덤을 팔 생각은 없었다.

노인은 가게 뒤쪽 문을 열었다. 그러나 내가 예상한 먼지 가득한 창고가 아닌 건물 아래쪽으로 향하는 콘크리트 계단이 나왔다. 나는 문을 지나가며 이 문이 적어도 1인치 두께의 강철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발견했다. 장갑판이로군, 나는 스스로에게 내기를 걸었다. 이 남자는 장난을 치는 것이 아니었고 나는 금방 어떻게 이런 동네에서 이 노인이 안전하게 있을 수 있는지 알아챘다. 누구도 그의 물건을 도둑질할 만큼 멍청하지 않았으리라.

내가 머리속으로 몇가지 탈출 계획을 짜고 있는 동안 우리는 건물 바닥에 다달았고 탁자와 지도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는 무기로 가득찬 방에 들어섰다. 이 무기들은 윗층에서 보았던 그런 것들이 아니라 완전 최첨단 무기였다. 돌격 소총, 전투용 산탄총 같은 것들. 특히 구석에 있는 것들은 깨끗하고 기름칠이 잘 되어 있었으며 장전되어있어 바로 사용할 수 있어보였다. 남자는 말없이 빈 의자를 가리켰고 나를 향한 다른 의자에 앉았다.

"그럼. 노라(Norah) 양이 소프 선생님을 평가해달라고 했습니다. 보통은 더 이상의 평가는 없지만..."

뱀이 먹잇감을 통채로 삼키기 직전인듯한 영혼 시린 미소가 다시 한번 나타났다.

"...노라양은 매력적이고 설득력있지. 그렇지 않습니까." 그는 테이블 왼쪽의 서류뭉치를 뒤지며 혼잣말을 하며 결론을 냈다.

"아 그래요. 여기 있군요. 사무엘 소프(Samuel Thorpe) 1995년 뉴욕 출신 맞습니까?"

그는 안경테 너머로 빠르게 나를 훑어보았고 나는 그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문서를 읽으며 중얼거렸다.

"10살에 고아가 됐는데, 아 조직 폭력배 문제였군요, 비극적이게도 말입니다. 흠, 슬픈 시대였군요... 여러 양부모 가정에서 자랐고 다시 도망갔고요... 군에 입대했지만 정말 소속감을 느낀 적은 없고... 그렇군요... 마치 같은 직업에 종사하는 분들의 공통적인 특성처럼... 그리고 폴라드(Pollard)이후로는 개인 용병이 되었군요."

나는 혼란스러워 끼어들었다. "폴라드요?"

그는 눈쌀을 찌푸렸고 곧장 비난의 목소리를 쏟아낼 것 처럼 보였다. 나는 갑자기 다시 어린애가 된 기분이었다. 숙제를 하지 않은 어린애 말이다.

"소프 선생님, 폴라드 대 뉴욕말입니다. 대법원이 수정헌법 2조의 제한을 철폐한 것 말이죠. 시민 개개인이 이전까지는 미군만 보유 가능했던 모든 무기를 획득할 수 있게 되어 개인 용병들이 활동할 수 있게 되었죠. 물론 핵무기는 빼고 말입니다." 그는 다시 슬며시 미소를 지으며 덧붙였다.

나는 그가 말하는 동안 고개를 끄덕였고 더 이상 바보처럼 보이지 않기를 바랐다.

"좋아요, 좋아..."

"잠시만요." 그가 말을 이었다. "지금 우리가 어디까지 봤더라... 아 그렇군요. 사설 계약자로서 경력을 봅시다. 몇번 작전을 나갔고 몇번 교전도 했지만 별로 대단할 것은 없군요. 그럼 평균적인 성공률을 봅시다. 흠." 그는 생각에 잠겼다. "일반적이진 않군요."

나는 그의 말이 무슨 뜻인지, 나에 대해 어떻게 그렇게 많이 알고 있는지 확신하지 못했지만 그에게 무슨 뜻인지 자세히 설명해 달라고 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한 것 같다고 느껴졌다. 그는 서류를 다 읽었고 다시 한번 훑어본 뒤 다시 서류 더미 위에 놓았다.

"그럼 한번 시작해보죠."

이후 몇 시간 동안, 그는 내가 처음 받았던 평범한 경비 임무부터 두바이의 메이단(Meydan) 호텔에서 발생한 총격전까지 내가 맡아왔던 모든 임무의 세부사항을 해부했다. 그는 내 전술과 화기 지식, 언어 능력 그리고 문제 해결 능력에 대해 질문했다. 그리고 마침내, 내가 가장 자신 없는 분야에 도달했다. 기갑.

"소프 선생님, 아시다시피 말입니다. 폴라드 판결의 결과로 미합중국의 시민들은 이전에 "파괴 장비(Destructive devices)"라 불렸던 것들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심지어는 전차나 보병 전투차 또는 자주포 같은 기갑 장비도 말이죠. 따라서 이 업무를 성공적으로 얻으려면..."

나는 그의 "꼭 이래야 한다."고 강조하는 어투가 정말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이 시점에서 논쟁하기에는 너무 지쳐있었다.

"... 주어진 임무를 완수하면서 고용주의 무기고에 장갑 차량을 추가해달라는 요청을 받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이제 고용주가 말 그대로 무한정의 자원을 가지고 있다고 상상해 보십시오. 말 그대로 원하는 차량을 아무 것이나 선택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단 한번만 선택할 수 있고 그 차량으로 다양한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는 것은 명심하세요. 어떤 것으로 고르시겠습니까?"

나는 대답을 위해 입을 열었으나 그는 즉시 내 말을 가로막았다.

"소프 선생님, 확실히 하겠습니다만 정답은 없습니다. 선생님의 선택은 제게 선생님이 어떻게 임무 수행에 방해되는 장애에 접근하고 극복할 것인지에 대해 더 잘 알려주겠죠." 그는 끄덕였다. "그럼 계속 이야기해보십시오. 답을 듣고 싶어 죽겠으니까 말이죠."

그에게 말이 가로막히자 나는 내 문제에 대해 곰곰이 생각할 수 있었다. 많은 것들이 내 대답에 달려있다는 묘한 느낌이 들었다...

 

* 스토리라인 캠페인 2 에피소드 1 부가 목표 /STORYLINE CAMPAIGN2 PROLOGUE: ADDITIONAL OBJECT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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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더 말입니다. 혹시 가능하시다면..."

나는 조심스럽게 눈을 굴리려 했지만 실제로는 그다지 조심스럽지 못했고 품위를 잃진 않았으나 주인은 거슬렸는지 눈살을 찌푸리며 반응했다.

"소프 선생님, 선생님께선 선생님께서 하시게 될 일이 어떤 것인지 그 본질을 깨닫지 못하고 계십니다. 짐작하셨겠지만, 저희는 단순히 우리 병력들에게 어느 쪽으로 총을 겨눠야 하는지 알려줄 사람이 필요한게 아닙니다. 선생님께서 맡으실 임무는..."

그는 갑자기 말을 멈추었고, 스스로 진정시키듯 잠시 눈을 감더니 이마를 손가락으로 문질러댔다. 나는 그가 무언가 알려서는 안될 것, 무언가 중요한 것을 말하려 했다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의 허식 뒤로, 난 내가 기대하지 않았던 불안함을 느꼈다. 그러나 빠르게 찾아온 이 작은 틈은 찾아올 때 만큼이나 순식간에 사라졌고 다시 침착함을 찾은 그는 말을 이었다:

"맡으실 임무는 주포를 좀 휘두를 줄 아는 단순한 남자가 되는 것 보다 훨신 더 어려운 일이 될 것입니다. 진짜 남자 말입니다. 소프 선생님, 진정한 남자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어야 하고 모든 것을 어느 정도 알고 있어야 합니다. 전쟁도 벌이고, 시도 짓고, 상처를 치료하고. 맛있는 요리도 할 수 있어야하고. 결국..."

또 다시 말이 멈췄다.

"어떤 목표에 특화되겠다는 것은 남자가 아니라 벌레에게나 필요한 것이겠죠."

잘도 피해가는군,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다시 주어진 업무에 집중했다. 이 계약에는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훨신 많은 것들이 있으리라는 확신이 들었다. 숨겨진 가면이 한번 미끄려져 내렸고, 다시 한번 미끄려졌다. 아마 이 부분을 미래에 내가 더 많은 보상을 받는데 사용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이 면담은 거의 끝났다.

 

* 스토리라인 캠페인 2 - 프롤로그 결과 /STORYLINE CAMPAIGN2 – PROLOGUE RESULTS

Spoiler

* 2028년 6월 시카고

"선택에 대해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나는 크게 심호흡하고 미소를 지었다.

"하긴 생각해보면 가장 말이 되긴 합니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필요한 모든 기능이 장착된 현대형 차량이면서도 현재 쉽게 대량으로 조달할 수 있는 차량이기도 하죠. 선생님은 몇대의 T 계열 전차와 터미네이터를 받게 되실 겁니다. 세상 어디에 던져놔도 한번 싸워보실만한 전력이 되겠군요."

터미네이터. 터미네이터라, 나는 터미네이터라는 말을 할 때마다 혀끝에 맴도는 그 이름이 좋았다.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이름이라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다. 무언가 다른 이름을 가진 장미에게서도 똑같은 냄새는 나겠지만 그 어떤 이름도 여성들이 황홀해하는 꽃의 상징으로 장미라는 이름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이 있을까? 이름은 언제고 중요하다. 여기에 나는 내 뒤를 지켜주는 대보병 특화 차량을 두는 것이 매우 마음에 들었다. 시가전이 벌어진다면 한쌍의 붉게 달아오른 30mm 기관포보다 효과적인 것은 아무것도 없으리라.

나머지 차량들은 그냥 단순한 전차들이었다. 낡아빠진 고철 덩어리이거나 겨우 겨우 굴러가는 달구지만 아니면야, 전차는 아군이기만 하면 어느 것이든 대충 좋은게 아닌가 싶다. 여기에 그 전차들이 터미네이터와 부품을 공유한다면 운용비를 줄일 수 있을테니 더 좋겠지. 나는 내가 새로 입사한 이 회사가 전 세계 모든 지점에서 무기상들과 연계되어 원하는 지원을 바로 받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진 않았다. 말이 나와서 말인데, 내 스스로 배운 것에 대해 답을 할 시간이 된 것 같다.

그러나 내가 한 마디 더 하기도 전에, 이 수수께끼 같은 인물은 나보다 한 수, 아니 다섯 수는 더 앞서 있음을 증명했다. 그는 갑자기 의자에서 일어서더니 팔을 등 뒤로 젖혔다. 그는 마치 오래된 집사처럼 보였는데 친절히 디저트를 가져다주기 보다는 작은 숟가락으로 당신을 금새 죽일듯한 그런 집사 같았다.

"아주 좋습니다. 이것으로 면담을 끝내도록 하죠. 오늘 머독(Murdoch) 선생님께 제 추천서를 제출하도록 하겠습니다. 우선은, 선생님께서 모시는 그..." 나는 그가 잠깐 말을 멈추는 것을 통해 내 차에 대해 영 못마땅하게 여긴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차 트렁크에서 이번 회의에 적절한 의상을 찾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회의는 정확히 오늘 7시 정각, 호텔 벨뷰에서 시작될 것입니다. 늦지 마십시오."

그는 악수를 기대하듯 오른팔을 쭉 뻗어왔다. 그러나 나는 질문이 너무 많았다. 머독 선생님? 노라양? 내가 대체 어떤 회사에서 일하게 된거지? 내가 하는 일이 정확히 뭐야?

그러나 이 면담은 분명히 끝났고, 이 남자로부터 더 이상의 답을 듣지 못할 것이 확실해 보였다. 적어도 지금은 질문을 할 시간이 아니었고, 약간 머리가 멍해진 나는 의자에서 일어나 악수를 하고는 총포상 가계 뒷편으로 이어진 계단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나는 어떻게든 답을 얻을 것이지만 몇시간 더 기다리지 못할 것도 없겠지.

 

leeke88

leeke88

* 스토리라인 캠페인 2 프롤로그/STORYLINE CAMPAIGN2 PROLOG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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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8년 6월 시카고

나는 땀에 흠뻑 젖어 벌벌 떨며 일어났다. 몇 년 동안이나 똑같은 이 악몽은 이제 친근하기까지 했다. 사진들이 기억속 정지된 장면처럼 떠오른다. 해변에서의 하루, 부모님의 미소, 어린 시절 내가 가장 좋아하던 집에서의 저녁밥. 그리고 오직 어둠 뿐, 두텁고 검은 연기가 그 모든 것을 하나씩 집어 삼킨다. 먼저 어머니부터, 그러고는 아버지. 두분 모두 내겐 친근하면서도 사실 매우 먼 분들이다. 나는 부모님의 얼굴을 기억하지 못하지만 가슴 속 느낌으로 꿈 속의 이 사람들이 내 부모님이라는 것을 정말이지 확신한다. 그리고... 모든 것이 사라졌다. 심장이 격히 뛰고 극심한 갈증에 잠에서 깨며 이 악몽은 마음 한 구석으로 옮겨갔다.

언제나의 아침처럼, 나는 마치 이 장소가 처음인 것 마냥 나를 주변을 살펴본다. 아직 이른 시간이었지만 주변 콘크리트 덩어리들에 반사된 열기가 내 낡은 아파트(Flat:영국식 단어)를 덮치고 있었다. 몇시간 뒤면 찜통이 될 것이다. 시카고의 여름이라, 난 정말 네가 싫어.

이 건물은 꽤 좋은 편이다.뭐 비록 이 좋다는 것도 분명 보통 기준으로는 불평을 들을만한 것이겠지만 최소한 샤워실에 벌레가 나오지도 않고 냉장고(fridge:영국식 단어)에 곰팡이도 없었다. 이건 이전에 내가 살던 3세계 숙소들에 비하면 훨신 나은 것이다. 용병의 삶은 모든 세계를 누비는 것이고 그 중에 모든 놀라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으며(물론 총격전이 이어지고), 모든 샤워실에서 쏟아지는 찬물을 맞으며(뭐, 밖이 덥다면 이것도 좋겠지), 깡통(Tin:영국식 단어)에 쑤셔박힌 모든 싸구려 음식을 먹는 것이다. 하지만 쓰레기 조각을 얻으려 다른 방랑자와 싸우면서 내일은 더 나을거라는 헛된 희망을 품는 이 삶은 내가 선택한 것이다. 이러다보면 뭔가 세상의 미래를 바꿀 수 있지 않을까?

하하하, 농담이고 그냥 액션 영화랑 돈을 보고 선택한 직업이다.

내 한가롭고 평화로운 잡생각은 전화 벨소리에 중단되었다. 휴대폰(Cell:미국식 단어)의 화면을 바라보자 내 기분은 더욱 가라않았다. 나는 거지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것을 되새기며 두달 동안 누워서 빈둥거리는 것은 자존심 외의 많은 것도 함께 앗아갔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리고 전화 반대편의 사나이도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젠장.

녹색 통화버튼을 누르는데는 시간이 걸렸다. 내 본능은 보통 내 삶에 큰 도움이 됐고 지금 이 순간에도 본능은 그냥 받지 마라고 소리치고 있었다. 하지만 난 저항할 수 없었다. 사람은 먹어야만 살 수 있고 싸구려 피자와 싸구려만도 못한 맥주로 버티는 것은 그렇게 오래 할 짓은 못 됐다. 미국은 전 세계에 훌륭한 많은 것들을 전파했지만 미국 음식은 분명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쨌거나 전화를 받아보자.

"안녕하신가, 헥터. 오랜만이구만 그래."

맞아. 이게 내가 낼 수 있는 최대한 무심한 목소리였어. 그도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고 있고 나도 알고 있지만 본론부터 이야기하는 것은 게임의 방식이 아니지. 내가 괴짜마냥 이야기를 시작하는 것은 별로 좋을게 없어.

"“Hola, amigo! Que pasa!(안녕 친구! 어떻게 지냈나!)"

또 멕시코어 헛소리다. 헥터는 3세대 미국인으로 시카고에서 태어났고 자랐다. 스스로 지역 "마피아"의 일원이라 자부하며 이 조그마한 언덕에서 조그마한 먹잇감을 두고 다른 쓰레기 청소부들과 싸우는 놈이다. 이놈은 사실 제대로 된 마피아도 아니지만 가족의 영향력이나 뿌리 같은 뭔가와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는 강박감은 헥터가 이런식으로 일하게 만들었다. 정말 슬픈 이야기지. 하지만 동시에 그는 수 많은 파이에 그 뚱뚱한 손을 대고 있었고 괜찮고 쉬운 작업이 있다면 그의 일을 대신 해주는 것도 좋을 것이다.

"별거 없었죠. 마지막 작업 후에 로큰롤 시간을 좀 가지고 있었이요."

그리고 이제 그는 두바이의 혼란에 대해 어떻게 알아냈는지 자랑할 것이다. 물론이지...

"아이, 그거 들었지. 나쁜 몇놈이 완전히 묵사발이 났다면서, 안그래? 사업하기에 영 좋은 이야기는 아니군 그래. 하지만 친구, 자네와는 관계 없지. 자네는 화살처럼 똑바로 버티다가 있다가 탈출했지. 존경할만한 위인이야."

아 그렇구나. 저 말인 즉 그는 정말로 내 도움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아니면 내 얼굴에 부비적 거리고 싶다는 뜻이던가, 하지만 난 내 한계를 잘 알고 있다. 이제 슬슬 흥미로워지기 시작했는데, 아마 헥터의 말은 척보기에도 있어보이는 누군가가 필요하다는 말일텐데 뭐 내가 턱시도를 입으면 엄청 있보이긴 했다, 아니면 뭐 인생에서 자빠진 패배자가 필요할 수도 있겠는데 뭐 그래도 두번째 경우는 아닌거 같았다. 그는 저렴하고도 쉬운 선택권 여럿을 가지고 있었고 나는 이 선택을 받기 위해 추격에 나섰다.

"그렇죠 머, 아시다시피 말입니다. 잠깐 돌아서면 어떤 멍청이들이 일을 망쳐놓죠. 제 기분을 망치고, 명성도 망치고요. 이제 두바이에서는 절대 다시 일하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진짜 말이죠..." 난 잠시 멈추었다, "그 시발놈들 진짜 좆같았죠. 그래서 이 운수 없는 용병놈이 뭘 도와 드릴까요?" 그는 진지해졌다. 엄청 진지해졌다. 너무 심각하게 진지해져서 그는 그가 사랑해 마지 않았던 억양을 사용하는 것도 까먹을 정도였다.

"그래 그래, 한번 들어보게. 돈이 넘치는 회사 하나가 용병을 한명 찾고 있어. 자기들 꼬마들한테 로프 매는 법을 가르쳐줄만한 사람 말야. 별로 심각한 일도 아니야. 이 회사는 보병대가 좀 있고 기갑도 약간 있는 정도지. 뭐 사실은 말야." 헥터가 말을 잠시 멈추었다. "이건 사실 그냥 첫 임무야. 기업 군대를 지휘하기 위해 필요한 도구를 찾기 위한 첫 임무 말야. 전차들과 부관들, 훈련 시켜볼 줄 알지? 이놈들 가져다가 진흙탕에 몇번 집어 넣어주고 텍사스 황무지에서 산적들 좀 쏘고, 알래스카에서 생존 훈련 좀 해주고..."

맞다. 난 훈련법을 알고 있었고 이런 훈련은 기업군이 확장 준비를 시작할 때 항상 있는 일이다. 어떤 이들은 수 많은 부와 군사력을 매우 빨리 갖추고 싶어했고 이는 공식적인 방식으로는 해낼 수 없는 것이었다. 그래서 기업들은 보통 엄청난 기대를 가지고 이런 업무를 맞기기에 최적의 상황에서 이런 일거리가 주어지는 것은 항상 정말이지 희귀했다. 기업들은 과거에 대해 잘 모르는 용병들을 처음부터 믿지 않는 특성이 있고 이는 나처럼 경력있는 이들이라 할지라도 다르지 않아서 우선은 간단한 일부터 맞기곤 했다.

"... 그러면 그들이 제대로 된 아파트를 줄거고, 괜찮은 여자랑 결혼하고, 애도 생기고... 우리 같은 사람들 대부분은 이런거 꿈도 못꾸는 것이지. 그래서 어쩔래, 파트너?"

그는 중간에 텍사스 억양으로 바꿔 느릿느릿 말하기 시작했다. 젠장 신이시어 그냥 죽여주십시오. 난 한번이라도 헥터와 그냥 평범한 대화를 나눴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어쨌거나 내 불안감은 진정되지 않았고 무슨 생각을 해야 할지 잘 몰랐고, 시간을 좀 벌기로 했다.

"모르겠어, 헥터. 내 말은... 왜 나지? 데리고 있는 부하들도 있잖아."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억지스러운 소리가 약간 섞여 있었다. 이는 아주 약간이었지만 무슨 상황인지 알아차리는데 약간 도움이 됐다.

"기업놈들 탱고추는데 내 애들을 보내라고? 누구? 세자르? 안젤라? 한번 생각해보자." 그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 "뭐 안젤라가 드레스를 입으면 멋질거 같긴 해. 동지, 아마 뭔가 이상한걸 생각하나본데 우리 애들은 훈련법이라는걸 모르는데다 기업 새끼들을 싫어하지. 게다가 놈들은 그다지..." 다시 잠시 침묵이 이어졌다.

"문명화된 놈들도 아니지. 자네나 나 같지가 않아."

그 말이 맞긴 하다. 세자르는 사무실에서 이틀만 앉아 있으면 무릎이 터질 것이고 안젤라는... 생각 안하는게 나을 정도였다. 그리고 이 둘이 헥터의 최고 부관이었다. 그래도 여전히 뭔가 이상했고. 나는 침대에 누워 왼팔을 머리 뒤에 두고는 눈을 감았다. 그리다 내가 뭔가 분명한 것을 놓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이거 어디서 들은 말이죠? '길에서 들었는데' 같은 거짓부렁은 하지 않는게 좋을겁니다. 우리 같은 사람들한테 그런 기회? 우리한텐 회사에서 진짜배기 회사원처럼 일할 기회가 없습니다. 내 말은 손을 더럽히지 않고 하는 진짜 일 말입니다. 진짜 진짜 손을 더럽히는 일 말고는 말이죠. 그리고 내가 그런 스타일의 사람도 아니고, 알고 있잖아요." 몇초간 침묵이 이어지고, 제대로 감춘 한숨이 이어졌다.

"좋아, 좋다고. 누가 왔었어. 정말 고급스럽게 차려입은 Chica(스페인어-소녀) 말야. 먼저 그 소녀는 어디서 날 찾을 수 있는지 알고 있었어. 이 시점에서 내가 무슨 생각을 했을지 알 수 있지? 그리고 두번째, 그 소녀는 알아서는 안될 모든 더러운 것들을 다 알고 있었어. 무시할 수 없는 그런거 있잖아. 그래서 우린 거래를 했지. 그 소녀는 너한테 관심이 많았어. 심지어 니가 어디 사는지도 알고 있었지. 이상한 일이지 않나?"

나는 눈쌀을 찌푸렸다. "언제 이야기지?"

"두어시간 전 일이야."

좋아. 최소한 좋은 소식은 있군. 이게 함정이라면 난 이미 죽었을 것이야. 그러니까 복수심에 불타는 기업은 아니라 이거군, "그 이야기부터 하지 그랬어요?"

"하하하 지랄마, Amigo(스페인어-친구), 자네 겁주기 싫었다고. 무슨 일이 생기거나 한거 아니잖아 안그래? 이 일을 원한다면 말야, 그 소녀가 지시 사항을 남겼어. 어느 쪽이건 이 소녀는 진짜배기 같았다고, 니가 나한테 말한적 없는 엄청난 뒷배가 있다던가 그런게 아니면 난 모르겠는데. 어떻게 할거야?"

난 한숨을 쉬고 눈을 감았다.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겠지. 그렇지?

"좋아요 들어보죠."

***

몇 시간 뒤, 나는 도시 외각의 잘 가려진 총포상에 들렸다. 여긴 윈디 시에서도 질 나쁜 구획인데 이 지저분한 곳 근처의 건물들은 거의 닫히고 버려진 것으로 보였다. 불량배처럼 보이는 놈들 두엇이 멀리서 날 쳐다보았지만 내 반쯤 망가진 셰벨레 차와 내 외모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는 내 손에 쥐여진 AR-15가 놈들이 멀리 떨어져있게 만들어줬다. 뭐 아마도 그렇겠지.

나는 울퉁불퉁한 나무 현관문을 통해 가게에 들어갔다. 구식 현관문 종이 울리며 내가 입장한 것을 알렸고 계산대 뒤에서 옛날 신문을 읽고 있던 주인 할배가 고개를 들어 나를 쳐다보았다. 이 총포상에는 저질 사냥용 소총이 쌓여있었는데 내가 기대하던 것은 확실히 아니었다. 저런 것으로 사냥을 하는 것은 무리다. 두발로 걷는 사냥감이 아니라면 말이다.

"가게 닫았어."

헥터가 말해준 것으로 볼때, 나는 이런 반응을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 나는 내가 정확히 기억하기를 바라며 전화로 들은 암호 문장을 한 마디, 한 마디 반복했다. 그 때는 그 문장을 적는 것이 창피하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왜 그러지 않았을까 후회하고 있었다.

"시카고는 여름에도 추운데, 당신의 안락한 집에서 따뜻하게 쉬다갈 수 있게 해 주시오."

땀에 흠뻑 젖어 서 있으며 이런 말을 한 나는 정말 바보가 된 느낌이었다. 고층건물의 유리창에 반사된 태양빛이 도로의 타르를 녹이는 이 도시의 한 낮에 에어컨도 없는 60년 묵은 자동차를 타고 와서 이런 말을 할만한 사람이 누가 있을까? 무슨 놈의 암호문이 이래? 누가 생각한거야?

노인은 마침내 고개를 들어 눈썹을 치켜올렸다. 그는 낡은 스웨터에 은테 안경을 끼고 희끗희끗한 회색 머리를 한 친절한 할아버지를 떠올리게 했다. 틀릴리가 없는데... 노인의 눈은 강철처럼 파랗고 차가우며 그의 본성을 배반하고 있는 듯 했다.

"아 그렇군요. 소프 선생님(Master Thorpe) 맞으시죠?"

나는 끄덕였다.

"네 맞습니다."

그는 나무 흔들의자에서 천천히 일어났다. 참 기괴했다. 커다란 리볼버가 신문 뒤에 숨겨져 있었는데 노인이 나무 카운터에 꽤 부드럽게 놓았음에도 불구하고 리볼버는 무겁고 요란한 소리를 내었다. 꽤나... 엄청 무거운 놈으로 보이는데 아마 방탄복을 입고 있어도 한방이면 끝장날 것 같은 그런 것으로 보였다. 그리고 이 노인의 총알은 빗나갈 것 같지도 않았다. 나는 침을 꿀꺽 삼켰고 노인은 내 초조함을 보고는 차갑게 미소를 지었다.

"선생님을 도울 에즈라 로젠스타인(Ezra Rosenstein)이라 합니다. 부디 따라오시겠습니까."

나는 그의 억양을 이해할 수 없었다. 영국인인가? 아니면 캐나다인? 나는 지금까지 꽤나 여기저기 돌아다녔지만 이런 사람은 만난 적이 없다. 이 남자는 은퇴한 살인자나 전직 특수부대, 아니면 CIA 요원 같은 느낌이 들었다. 어쨌건 나는 그가 얼마나 많은 시체를 보았고 그 중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을 직접 죽였는지 물어서 스스로 무덤을 팔 생각은 없었다.

노인은 가게 뒤쪽 문을 열었다. 그러나 내가 예상한 먼지 가득한 창고가 아닌 건물 아래쪽으로 향하는 콘크리트 계단이 나왔다. 나는 문을 지나가며 이 문이 적어도 1인치 두께의 강철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발견했다. 장갑판이로군, 나는 스스로에게 내기를 걸었다. 이 남자는 장난을 치는 것이 아니었고 나는 금방 어떻게 이런 동네에서 이 노인이 안전하게 있을 수 있는지 알아챘다. 누구도 그의 물건을 도둑질할 만큼 멍청하지 않았으리라.

내가 머리속으로 몇가지 탈출 계획을 짜고 있는 동안 우리는 건물 바닥에 다달았고 탁자와 지도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는 무기로 가득찬 방에 들어섰다. 이 무기들은 윗층에서 보았던 그런 것들이 아니라 완전 최첨단 무기였다. 돌격 소총, 전투용 산탄총 같은 것들. 특히 구석에 있는 것들은 깨끗하고 기름칠이 잘 되어 있었으며 장전되어있어 바로 사용할 수 있어보였다. 남자는 말없이 빈 의자를 가리켰고 나를 향한 다른 의자에 앉았다.

"그럼. 노라(Norah) 양이 소프 선생님을 평가해달라고 했습니다. 보통은 더 이상의 평가는 없지만..."

뱀이 먹잇감을 통채로 삼키기 직전인듯한 영혼 시린 미소가 다시 한번 나타났다.

"...노라양은 매력적이고 설득력있지. 그렇지 않습니까." 그는 테이블 왼쪽의 서류뭉치를 뒤지며 혼잣말을 하며 결론을 냈다.

"아 그래요. 여기 있군요. 사무엘 소프(Samuel Thorpe) 1995년 뉴욕 출신 맞습니까?"

그는 안경테 너머로 빠르게 나를 훑어보았고 나는 그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문서를 읽으며 중얼거렸다.

"10살에 고아가 됐는데, 아 조직 폭력배 문제였군요, 비극적이게도 말입니다. 흠, 슬픈 시대였군요... 여러 양부모 가정에서 자랐고 다시 도망갔고요... 군에 입대했지만 정말 소속감을 느낀 적은 없고... 그렇군요... 마치 같은 직업에 종사하는 분들의 공통적인 특성처럼... 그리고 폴라드(Pollard)이후로는 개인 용병이 되었군요."

나는 혼란스러워 끼어들었다. "폴라드요?"

그는 눈쌀을 찌푸렸고 곧장 비난의 목소리를 쏟아낼 것 처럼 보였다. 나는 갑자기 다시 어린애가 된 기분이었다. 숙제를 하지 않은 어린애 말이다.

"소프 선생님, 폴라드 대 뉴욕말입니다. 대법원이 수정헌법 2조의 제한을 철폐한 것 말이죠. 시민 개개인이 이전까지는 미군만 보유 가능했던 모든 무기를 획득할 수 있게 되어 개인 용병들이 활동할 수 있게 되었죠. 물론 핵무기는 빼고 말입니다." 그는 다시 슬며시 미소를 지으며 덧붙였다.

나는 그가 말하는 동안 고개를 끄덕였고 더 이상 바보처럼 보이지 않기를 바랐다.

"좋아요, 좋아..."

"잠시만요." 그가 말을 이었다. "지금 우리가 어디까지 봤더라... 아 그렇군요. 사설 계약자로서 경력을 봅시다. 몇번 작전을 나갔고 몇번 교전도 했지만 별로 대단할 것은 없군요. 그럼 평균적인 성공률을 봅시다. 흠." 그는 생각에 잠겼다. "일반적이진 않군요."

나는 그의 말이 무슨 뜻인지, 나에 대해 어떻게 그렇게 많이 알고 있는지 확신하지 못했지만 그에게 무슨 뜻인지 자세히 설명해 달라고 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한 것 같다고 느껴졌다. 그는 서류를 다 읽었고 다시 한번 훑어본 뒤 다시 서류 더미 위에 놓았다.

"그럼 한번 시작해보죠."

이후 몇 시간 동안, 그는 내가 처음 받았던 평범한 경비 임무부터 두바이의 메이단(Meydan) 호텔에서 발생한 총격전까지 내가 맡아왔던 모든 임무의 세부사항을 해부했다. 그는 내 전술과 화기 지식, 언어 능력 그리고 문제 해결 능력에 대해 질문했다. 그리고 마침내, 내가 가장 자신 없는 분야에 도달했다. 기갑.

"소프 선생님, 아시다시피 말입니다. 폴라드 판결의 결과로 미합중국의 시민들은 이전에 "파괴 장비(Destructive devices)"라 불렸던 것들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심지어는 전차나 보병 전투차 또는 자주포 같은 기갑 장비도 말이죠. 따라서 이 업무를 성공적으로 얻으려면..."

나는 그의 "꼭 이래야 한다."고 강조하는 어투가 정말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이 시점에서 논쟁하기에는 너무 지쳐있었다.

"... 주어진 임무를 완수하면서 고용주의 무기고에 장갑 차량을 추가해달라는 요청을 받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이제 고용주가 말 그대로 무한정의 자원을 가지고 있다고 상상해 보십시오. 말 그대로 원하는 차량을 아무 것이나 선택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단 한번만 선택할 수 있고 그 차량으로 다양한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는 것은 명심하세요. 어떤 것으로 고르시겠습니까?"

나는 대답을 위해 입을 열었으나 그는 즉시 내 말을 가로막았다.

"소프 선생님, 확실히 하겠습니다만 정답은 없습니다. 선생님의 선택은 제게 선생님이 어떻게 임무 수행에 방해되는 장애에 접근하고 극복할 것인지에 대해 더 잘 알려주겠죠." 그는 끄덕였다. "그럼 계속 이야기해보십시오. 답을 듣고 싶어 죽겠으니까 말이죠."

그에게 말이 가로막히자 나는 내 문제에 대해 곰곰이 생각할 수 있었다. 많은 것들이 내 대답에 달려있다는 묘한 느낌이 들었다...

 

* 스토리라인 캠페인 2 에피소드 1 부가 목표 /STORYLINE CAMPAIGN2 PROLOGUE: ADDITIONAL OBJECTIVE

Spoiler

"하나 더 말입니다. 혹시 가능하시다면..."

나는 조심스럽게 눈을 굴리려 했지만 실제로는 그다지 조심스럽지 못했고 품위를 잃진 않았으나 주인은 거슬렸는지 눈살을 찌푸리며 반응했다.

"소프 선생님, 선생님께선 선생님께서 하시게 될 일이 어떤 것인지 그 본질을 깨닫지 못하고 계십니다. 짐작하셨겠지만, 저희는 단순히 우리 병력들에게 어느 쪽으로 총을 겨눠야 하는지 알려줄 사람이 필요한게 아닙니다. 선생님께서 맡으실 임무는..."

그는 갑자기 말을 멈추었고, 스스로 진정시키듯 잠시 눈을 감더니 이마를 손가락으로 문질러댔다. 나는 그가 무언가 알려서는 안될 것, 무언가 중요한 것을 말하려 했다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의 허식 뒤로, 난 내가 기대하지 않았던 불안함을 느꼈다. 그러나 빠르게 찾아온 이 작은 틈은 찾아올 때 만큼이나 순식간에 사라졌고 다시 침착함을 찾은 그는 말을 이었다:

"맡으실 임무는 주포를 좀 휘두를 줄 아는 단순한 남자가 되는 것 보다 훨신 더 어려운 일이 될 것입니다. 진짜 남자 말입니다. 소프 선생님, 진정한 남자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어야 하고 모든 것을 어느 정도 알고 있어야 합니다. 전쟁도 벌이고, 시도 짓고, 상처를 치료하고. 맛있는 요리도 할 수 있어야하고. 결국..."

또 다시 말이 멈췄다.

"어떤 목표에 특화되겠다는 것은 남자가 아니라 벌레에게나 필요한 것이겠죠."

잘도 피해가는군,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다시 주어진 업무에 집중했다. 이 계약에는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훨신 많은 것들이 있으리라는 확신이 들었다. 숨겨진 가면이 한번 미끄려져 내렸고, 다시 한번 미끄려졌다. 아마 이 부분을 미래에 내가 더 많은 보상을 받는데 사용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이 면담은 거의 끝났다.

 

* 스토리라인 캠페인 2 - 프롤로그 결과 /STORYLINE CAMPAIGN2 – PROLOGUE RESULTS

Spoiler

* 2028년 6월 시카고

"선택에 대해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나는 크게 심호흡하고 미소를 지었다.

"하긴 생각해보면 가장 말이 되긴 합니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필요한 모든 기능이 장착된 현대형 차량이면서도 현재 쉽게 대량으로 조달할 수 있는 차량이기도 하죠. 선생님은 몇대의 T 계열 전차와 터미네이터를 받게 되실 겁니다. 세상 어디에 던져놔도 한번 싸워보실만한 전력이 되겠군요."

터미네이터. 터미네이터라, 나는 터미네이터라는 말을 할 때마다 혀끝에 맴도는 그 이름이 좋았다.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이름이라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다. 무언가 다른 이름을 가진 장미에게서도 똑같은 냄새는 나겠지만 그 어떤 이름도 여성들이 황홀해하는 꽃의 상징으로 장미라는 이름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이 있을까? 이름은 언제고 중요하다. 여기에 나는 내 뒤를 지켜주는 대보병 특화 차량을 두는 것이 매우 마음에 들었다. 시가전이 벌어진다면 한쌍의 붉게 달아오른 30mm 기관포보다 효과적인 것은 아무것도 없으리라.

나머지 차량들은 그냥 단순한 전차들이었다. 낡아빠진 고철 덩어리이거나 겨우 겨우 굴러가는 달구지만 아니면야, 전차는 아군이기만 하면 어느 것이든 대충 좋은게 아닌가 싶다. 여기에 그 전차들이 터미네이터와 부품을 공유한다면 운용비를 줄일 수 있을테니 더 좋겠지. 나는 내가 새로 입사한 이 회사가 전 세계 모든 지점에서 무기상들과 연계되어 원하는 지원을 바로 받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진 않았다. 말이 나와서 말인데, 내 스스로 배운 것에 대해 답을 할 시간이 된 것 같다.

그러나 내가 한 마디 더 하기도 전에, 이 수수께끼 같은 인물은 나보다 한 수, 아니 다섯 수는 더 앞서 있음을 증명했다. 그는 갑자기 의자에서 일어서더니 팔을 등 뒤로 젖혔다. 그는 마치 오래된 집사처럼 보였는데 친절히 디저트를 가져다주기 보다는 작은 숟가락으로 당신을 금새 죽일듯한 그런 집사 같았다.

"아주 좋습니다. 이것으로 면담을 끝내도록 하죠. 오늘 머독(Murdoch) 선생님께 제 추천서를 제출하도록 하겠습니다. 우선은, 선생님께서 모시는 그..." 나는 그가 잠깐 말을 멈추는 것을 통해 내 차에 대해 영 못마땅하게 여긴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차 트렁크에서 이번 회의에 적절한 의상을 찾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회의는 정확히 오늘 7시 정각, 호텔 벨뷰에서 시작될 것입니다. 늦지 마십시오."

그는 악수를 기대하듯 오른팔을 쭉 뻗어왔다. 그러나 나는 질문이 너무 많았다. 머독 선생님? 노라양? 내가 대체 어떤 회사에서 일하게 된거지? 내가 하는 일이 정확히 뭐야?

그러나 이 면담은 분명히 끝났고, 이 남자로부터 더 이상의 답을 듣지 못할 것이 확실해 보였다. 적어도 지금은 질문을 할 시간이 아니었고, 약간 머리가 멍해진 나는 의자에서 일어나 악수를 하고는 총포상 가계 뒷편으로 이어진 계단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나는 어떻게든 답을 얻을 것이지만 몇시간 더 기다리지 못할 것도 없겠지.

 

leeke88

leeke88

---------------스토리라인 캠페인 2 프롤로그/STORYLINE CAMPAIGN2 PROLOG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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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8년 6월 시카고

나는 땀에 흠뻑 젖어 벌벌 떨며 일어났다. 몇 년 동안이나 똑같은 이 악몽은 이제 친근하기까지 했다. 사진들이 기억속 정지된 장면처럼 떠오른다. 해변에서의 하루, 부모님의 미소, 어린 시절 내가 가장 좋아하던 집에서의 저녁밥. 그리고 오직 어둠 뿐, 두텁고 검은 연기가 그 모든 것을 하나씩 집어 삼킨다. 먼저 어머니부터, 그러고는 아버지. 두분 모두 내겐 친근하면서도 사실 매우 먼 분들이다. 나는 부모님의 얼굴을 기억하지 못하지만 가슴 속 느낌으로 꿈 속의 이 사람들이 내 부모님이라는 것을 정말이지 확신한다. 그리고... 모든 것이 사라졌다. 심장이 격히 뛰고 극심한 갈증에 잠에서 깨며 이 악몽은 마음 한 구석으로 옮겨갔다.

언제나의 아침처럼, 나는 마치 이 장소가 처음인 것 마냥 나를 주변을 살펴본다. 아직 이른 시간이었지만 주변 콘크리트 덩어리들에 반사된 열기가 내 낡은 아파트(Flat:영국식 단어)를 덮치고 있었다. 몇시간 뒤면 찜통이 될 것이다. 시카고의 여름이라, 난 정말 네가 싫어.

이 건물은 꽤 좋은 편이다.뭐 비록 이 좋다는 것도 분명 보통 기준으로는 불평을 들을만한 것이겠지만 최소한 샤워실에 벌레가 나오지도 않고 냉장고(fridge:영국식 단어)에 곰팡이도 없었다. 이건 이전에 내가 살던 3세계 숙소들에 비하면 훨신 나은 것이다. 용병의 삶은 모든 세계를 누비는 것이고 그 중에 모든 놀라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으며(물론 총격전이 이어지고), 모든 샤워실에서 쏟아지는 찬물을 맞으며(뭐, 밖이 덥다면 이것도 좋겠지), 깡통(Tin:영국식 단어)에 쑤셔박힌 모든 싸구려 음식을 먹는 것이다. 하지만 쓰레기 조각을 얻으려 다른 방랑자와 싸우면서 내일은 더 나을거라는 헛된 희망을 품는 이 삶은 내가 선택한 것이다. 이러다보면 뭔가 세상의 미래를 바꿀 수 있지 않을까?

하하하, 농담이고 그냥 액션 영화랑 돈을 보고 선택한 직업이다.

내 한가롭고 평화로운 잡생각은 전화 벨소리에 중단되었다. 휴대폰(Cell:미국식 단어)의 화면을 바라보자 내 기분은 더욱 가라않았다. 나는 거지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것을 되새기며 두달 동안 누워서 빈둥거리는 것은 자존심 외의 많은 것도 함께 앗아갔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리고 전화 반대편의 사나이도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젠장.

녹색 통화버튼을 누르는데는 시간이 걸렸다. 내 본능은 보통 내 삶에 큰 도움이 됐고 지금 이 순간에도 본능은 그냥 받지 마라고 소리치고 있었다. 하지만 난 저항할 수 없었다. 사람은 먹어야만 살 수 있고 싸구려 피자와 싸구려만도 못한 맥주로 버티는 것은 그렇게 오래 할 짓은 못 됐다. 미국은 전 세계에 훌륭한 많은 것들을 전파했지만 미국 음식은 분명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쨌거나 전화를 받아보자.

"안녕하신가, 헥터. 오랜만이구만 그래."

맞아. 이게 내가 낼 수 있는 최대한 무심한 목소리였어. 그도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고 있고 나도 알고 있지만 본론부터 이야기하는 것은 게임의 방식이 아니지. 내가 괴짜마냥 이야기를 시작하는 것은 별로 좋을게 없어.

"“Hola, amigo! Que pasa!(안녕 친구! 어떻게 지냈나!)"

또 멕시코어 헛소리다. 헥터는 3세대 미국인으로 시카고에서 태어났고 자랐다. 스스로 지역 "마피아"의 일원이라 자부하며 이 조그마한 언덕에서 조그마한 먹잇감을 두고 다른 쓰레기 청소부들과 싸우는 놈이다. 이놈은 사실 제대로 된 마피아도 아니지만 가족의 영향력이나 뿌리 같은 뭔가와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는 강박감은 헥터가 이런식으로 일하게 만들었다. 정말 슬픈 이야기지. 하지만 동시에 그는 수 많은 파이에 그 뚱뚱한 손을 대고 있었고 괜찮고 쉬운 작업이 있다면 그의 일을 대신 해주는 것도 좋을 것이다.

"별거 없었죠. 마지막 작업 후에 로큰롤 시간을 좀 가지고 있었이요."

그리고 이제 그는 두바이의 혼란에 대해 어떻게 알아냈는지 자랑할 것이다. 물론이지...

"아이, 그거 들었지. 나쁜 몇놈이 완전히 묵사발이 났다면서, 안그래? 사업하기에 영 좋은 이야기는 아니군 그래. 하지만 친구, 자네와는 관계 없지. 자네는 화살처럼 똑바로 버티다가 있다가 탈출했지. 존경할만한 위인이야."

아 그렇구나. 저 말인 즉 그는 정말로 내 도움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아니면 내 얼굴에 부비적 거리고 싶다는 뜻이던가, 하지만 난 내 한계를 잘 알고 있다. 이제 슬슬 흥미로워지기 시작했는데, 아마 헥터의 말은 척보기에도 있어보이는 누군가가 필요하다는 말일텐데 뭐 내가 턱시도를 입으면 엄청 있보이긴 했다, 아니면 뭐 인생에서 자빠진 패배자가 필요할 수도 있겠는데 뭐 그래도 두번째 경우는 아닌거 같았다. 그는 저렴하고도 쉬운 선택권 여럿을 가지고 있었고 나는 이 선택을 받기 위해 추격에 나섰다.

"그렇죠 머, 아시다시피 말입니다. 잠깐 돌아서면 어떤 멍청이들이 일을 망쳐놓죠. 제 기분을 망치고, 명성도 망치고요. 이제 두바이에서는 절대 다시 일하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진짜 말이죠..." 난 잠시 멈추었다, "그 시발놈들 진짜 좆같았죠. 그래서 이 운수 없는 용병놈이 뭘 도와 드릴까요?" 그는 진지해졌다. 엄청 진지해졌다. 너무 심각하게 진지해져서 그는 그가 사랑해 마지 않았던 억양을 사용하는 것도 까먹을 정도였다.

"그래 그래, 한번 들어보게. 돈이 넘치는 회사 하나가 용병을 한명 찾고 있어. 자기들 꼬마들한테 로프 매는 법을 가르쳐줄만한 사람 말야. 별로 심각한 일도 아니야. 이 회사는 보병대가 좀 있고 기갑도 약간 있는 정도지. 뭐 사실은 말야." 헥터가 말을 잠시 멈추었다. "이건 사실 그냥 첫 임무야. 기업 군대를 지휘하기 위해 필요한 도구를 찾기 위한 첫 임무 말야. 전차들과 부관들, 훈련 시켜볼 줄 알지? 이놈들 가져다가 진흙탕에 몇번 집어 넣어주고 텍사스 황무지에서 산적들 좀 쏘고, 알래스카에서 생존 훈련 좀 해주고..."

맞다. 난 훈련법을 알고 있었고 이런 훈련은 기업군이 확장 준비를 시작할 때 항상 있는 일이다. 어떤 이들은 수 많은 부와 군사력을 매우 빨리 갖추고 싶어했고 이는 공식적인 방식으로는 해낼 수 없는 것이었다. 그래서 기업들은 보통 엄청난 기대를 가지고 이런 업무를 맞기기에 최적의 상황에서 이런 일거리가 주어지는 것은 항상 정말이지 희귀했다. 기업들은 과거에 대해 잘 모르는 용병들을 처음부터 믿지 않는 특성이 있고 이는 나처럼 경력있는 이들이라 할지라도 다르지 않아서 우선은 간단한 일부터 맞기곤 했다.

"... 그러면 그들이 제대로 된 아파트를 줄거고, 괜찮은 여자랑 결혼하고, 애도 생기고... 우리 같은 사람들 대부분은 이런거 꿈도 못꾸는 것이지. 그래서 어쩔래, 파트너?"

그는 중간에 텍사스 억양으로 바꿔 느릿느릿 말하기 시작했다. 젠장 신이시어 그냥 죽여주십시오. 난 한번이라도 헥터와 그냥 평범한 대화를 나눴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어쨌거나 내 불안감은 진정되지 않았고 무슨 생각을 해야 할지 잘 몰랐고, 시간을 좀 벌기로 했다.

"모르겠어, 헥터. 내 말은... 왜 나지? 데리고 있는 부하들도 있잖아."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억지스러운 소리가 약간 섞여 있었다. 이는 아주 약간이었지만 무슨 상황인지 알아차리는데 약간 도움이 됐다.

"기업놈들 탱고추는데 내 애들을 보내라고? 누구? 세자르? 안젤라? 한번 생각해보자." 그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 "뭐 안젤라가 드레스를 입으면 멋질거 같긴 해. 동지, 아마 뭔가 이상한걸 생각하나본데 우리 애들은 훈련법이라는걸 모르는데다 기업 새끼들을 싫어하지. 게다가 놈들은 그다지..." 다시 잠시 침묵이 이어졌다.

"문명화된 놈들도 아니지. 자네나 나 같지가 않아."

그 말이 맞긴 하다. 세자르는 사무실에서 이틀만 앉아 있으면 무릎이 터질 것이고 안젤라는... 생각 안하는게 나을 정도였다. 그리고 이 둘이 헥터의 최고 부관이었다. 그래도 여전히 뭔가 이상했고. 나는 침대에 누워 왼팔을 머리 뒤에 두고는 눈을 감았다. 그리다 내가 뭔가 분명한 것을 놓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이거 어디서 들은 말이죠? '길에서 들었는데' 같은 거짓부렁은 하지 않는게 좋을겁니다. 우리 같은 사람들한테 그런 기회? 우리한텐 회사에서 진짜배기 회사원처럼 일할 기회가 없습니다. 내 말은 손을 더럽히지 않고 하는 진짜 일 말입니다. 진짜 진짜 손을 더럽히는 일 말고는 말이죠. 그리고 내가 그런 스타일의 사람도 아니고, 알고 있잖아요." 몇초간 침묵이 이어지고, 제대로 감춘 한숨이 이어졌다.

"좋아, 좋다고. 누가 왔었어. 정말 고급스럽게 차려입은 Chica(스페인어-소녀) 말야. 먼저 그 소녀는 어디서 날 찾을 수 있는지 알고 있었어. 이 시점에서 내가 무슨 생각을 했을지 알 수 있지? 그리고 두번째, 그 소녀는 알아서는 안될 모든 더러운 것들을 다 알고 있었어. 무시할 수 없는 그런거 있잖아. 그래서 우린 거래를 했지. 그 소녀는 너한테 관심이 많았어. 심지어 니가 어디 사는지도 알고 있었지. 이상한 일이지 않나?"

나는 눈쌀을 찌푸렸다. "언제 이야기지?"

"두어시간 전 일이야."

좋아. 최소한 좋은 소식은 있군. 이게 함정이라면 난 이미 죽었을 것이야. 그러니까 복수심에 불타는 기업은 아니라 이거군, "그 이야기부터 하지 그랬어요?"

"하하하 지랄마, Amigo(스페인어-친구), 자네 겁주기 싫었다고. 무슨 일이 생기거나 한거 아니잖아 안그래? 이 일을 원한다면 말야, 그 소녀가 지시 사항을 남겼어. 어느 쪽이건 이 소녀는 진짜배기 같았다고, 니가 나한테 말한적 없는 엄청난 뒷배가 있다던가 그런게 아니면 난 모르겠는데. 어떻게 할거야?"

난 한숨을 쉬고 눈을 감았다.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겠지. 그렇지?

"좋아요 들어보죠."

***

몇 시간 뒤, 나는 도시 외각의 잘 가려진 총포상에 들렸다. 여긴 윈디 시에서도 질 나쁜 구획인데 이 지저분한 곳 근처의 건물들은 거의 닫히고 버려진 것으로 보였다. 불량배처럼 보이는 놈들 두엇이 멀리서 날 쳐다보았지만 내 반쯤 망가진 셰벨레 차와 내 외모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는 내 손에 쥐여진 AR-15가 놈들이 멀리 떨어져있게 만들어줬다. 뭐 아마도 그렇겠지.

나는 울퉁불퉁한 나무 현관문을 통해 가게에 들어갔다. 구식 현관문 종이 울리며 내가 입장한 것을 알렸고 계산대 뒤에서 옛날 신문을 읽고 있던 주인 할배가 고개를 들어 나를 쳐다보았다. 이 총포상에는 저질 사냥용 소총이 쌓여있었는데 내가 기대하던 것은 확실히 아니었다. 저런 것으로 사냥을 하는 것은 무리다. 두발로 걷는 사냥감이 아니라면 말이다.

"가게 닫았어."

헥터가 말해준 것으로 볼때, 나는 이런 반응을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 나는 내가 정확히 기억하기를 바라며 전화로 들은 암호 문장을 한 마디, 한 마디 반복했다. 그 때는 그 문장을 적는 것이 창피하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왜 그러지 않았을까 후회하고 있었다.

"시카고는 여름에도 추운데, 당신의 안락한 집에서 따뜻하게 쉬다갈 수 있게 해 주시오."

땀에 흠뻑 젖어 서 있으며 이런 말을 한 나는 정말 바보가 된 느낌이었다. 고층건물의 유리창에 반사된 태양빛이 도로의 타르를 녹이는 이 도시의 한 낮에 에어컨도 없는 60년 묵은 자동차를 타고 와서 이런 말을 할만한 사람이 누가 있을까? 무슨 놈의 암호문이 이래? 누가 생각한거야?

노인은 마침내 고개를 들어 눈썹을 치켜올렸다. 그는 낡은 스웨터에 은테 안경을 끼고 희끗희끗한 회색 머리를 한 친절한 할아버지를 떠올리게 했다. 틀릴리가 없는데... 노인의 눈은 강철처럼 파랗고 차가우며 그의 본성을 배반하고 있는 듯 했다.

"아 그렇군요. 소프 선생님(Master Thorpe) 맞으시죠?"

나는 끄덕였다.

"네 맞습니다."

그는 나무 흔들의자에서 천천히 일어났다. 참 기괴했다. 커다란 리볼버가 신문 뒤에 숨겨져 있었는데 노인이 나무 카운터에 꽤 부드럽게 놓았음에도 불구하고 리볼버는 무겁고 요란한 소리를 내었다. 꽤나... 엄청 무거운 놈으로 보이는데 아마 방탄복을 입고 있어도 한방이면 끝장날 것 같은 그런 것으로 보였다. 그리고 이 노인의 총알은 빗나갈 것 같지도 않았다. 나는 침을 꿀꺽 삼켰고 노인은 내 초조함을 보고는 차갑게 미소를 지었다.

"선생님을 도울 에즈라 로젠스타인(Ezra Rosenstein)이라 합니다. 부디 따라오시겠습니까."

나는 그의 억양을 이해할 수 없었다. 영국인인가? 아니면 캐나다인? 나는 지금까지 꽤나 여기저기 돌아다녔지만 이런 사람은 만난 적이 없다. 이 남자는 은퇴한 살인자나 전직 특수부대, 아니면 CIA 요원 같은 느낌이 들었다. 어쨌건 나는 그가 얼마나 많은 시체를 보았고 그 중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을 직접 죽였는지 물어서 스스로 무덤을 팔 생각은 없었다.

노인은 가게 뒤쪽 문을 열었다. 그러나 내가 예상한 먼지 가득한 창고가 아닌 건물 아래쪽으로 향하는 콘크리트 계단이 나왔다. 나는 문을 지나가며 이 문이 적어도 1인치 두께의 강철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발견했다. 장갑판이로군, 나는 스스로에게 내기를 걸었다. 이 남자는 장난을 치는 것이 아니었고 나는 금방 어떻게 이런 동네에서 이 노인이 안전하게 있을 수 있는지 알아챘다. 누구도 그의 물건을 도둑질할 만큼 멍청하지 않았으리라.

내가 머리속으로 몇가지 탈출 계획을 짜고 있는 동안 우리는 건물 바닥에 다달았고 탁자와 지도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는 무기로 가득찬 방에 들어섰다. 이 무기들은 윗층에서 보았던 그런 것들이 아니라 완전 최첨단 무기였다. 돌격 소총, 전투용 산탄총 같은 것들. 특히 구석에 있는 것들은 깨끗하고 기름칠이 잘 되어 있었으며 장전되어있어 바로 사용할 수 있어보였다. 남자는 말없이 빈 의자를 가리켰고 나를 향한 다른 의자에 앉았다.

"그럼. 노라(Norah) 양이 소프 선생님을 평가해달라고 했습니다. 보통은 더 이상의 평가는 없지만..."

뱀이 먹잇감을 통채로 삼키기 직전인듯한 영혼 시린 미소가 다시 한번 나타났다.

"...노라양은 매력적이고 설득력있지. 그렇지 않습니까." 그는 테이블 왼쪽의 서류뭉치를 뒤지며 혼잣말을 하며 결론을 냈다.

"아 그래요. 여기 있군요. 사무엘 소프(Samuel Thorpe) 1995년 뉴욕 출신 맞습니까?"

그는 안경테 너머로 빠르게 나를 훑어보았고 나는 그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문서를 읽으며 중얼거렸다.

"10살에 고아가 됐는데, 아 조직 폭력배 문제였군요, 비극적이게도 말입니다. 흠, 슬픈 시대였군요... 여러 양부모 가정에서 자랐고 다시 도망갔고요... 군에 입대했지만 정말 소속감을 느낀 적은 없고... 그렇군요... 마치 같은 직업에 종사하는 분들의 공통적인 특성처럼... 그리고 폴라드(Pollard)이후로는 개인 용병이 되었군요."

나는 혼란스러워 끼어들었다. "폴라드요?"

그는 눈쌀을 찌푸렸고 곧장 비난의 목소리를 쏟아낼 것 처럼 보였다. 나는 갑자기 다시 어린애가 된 기분이었다. 숙제를 하지 않은 어린애 말이다.

"소프 선생님, 폴라드 대 뉴욕말입니다. 대법원이 수정헌법 2조의 제한을 철폐한 것 말이죠. 시민 개개인이 이전까지는 미군만 보유 가능했던 모든 무기를 획득할 수 있게 되어 개인 용병들이 활동할 수 있게 되었죠. 물론 핵무기는 빼고 말입니다." 그는 다시 슬며시 미소를 지으며 덧붙였다.

나는 그가 말하는 동안 고개를 끄덕였고 더 이상 바보처럼 보이지 않기를 바랐다.

"좋아요, 좋아..."

"잠시만요." 그가 말을 이었다. "지금 우리가 어디까지 봤더라... 아 그렇군요. 사설 계약자로서 경력을 봅시다. 몇번 작전을 나갔고 몇번 교전도 했지만 별로 대단할 것은 없군요. 그럼 평균적인 성공률을 봅시다. 흠." 그는 생각에 잠겼다. "일반적이진 않군요."

나는 그의 말이 무슨 뜻인지, 나에 대해 어떻게 그렇게 많이 알고 있는지 확신하지 못했지만 그에게 무슨 뜻인지 자세히 설명해 달라고 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한 것 같다고 느껴졌다. 그는 서류를 다 읽었고 다시 한번 훑어본 뒤 다시 서류 더미 위에 놓았다.

"그럼 한번 시작해보죠."

이후 몇 시간 동안, 그는 내가 처음 받았던 평범한 경비 임무부터 두바이의 메이단(Meydan) 호텔에서 발생한 총격전까지 내가 맡아왔던 모든 임무의 세부사항을 해부했다. 그는 내 전술과 화기 지식, 언어 능력 그리고 문제 해결 능력에 대해 질문했다. 그리고 마침내, 내가 가장 자신 없는 분야에 도달했다. 기갑.

"소프 선생님, 아시다시피 말입니다. 폴라드 판결의 결과로 미합중국의 시민들은 이전에 "파괴 장비(Destructive devices)"라 불렸던 것들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심지어는 전차나 보병 전투차 또는 자주포 같은 기갑 장비도 말이죠. 따라서 이 업무를 성공적으로 얻으려면..."

나는 그의 "꼭 이래야 한다."고 강조하는 어투가 정말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이 시점에서 논쟁하기에는 너무 지쳐있었다.

"... 주어진 임무를 완수하면서 고용주의 무기고에 장갑 차량을 추가해달라는 요청을 받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이제 고용주가 말 그대로 무한정의 자원을 가지고 있다고 상상해 보십시오. 말 그대로 원하는 차량을 아무 것이나 선택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단 한번만 선택할 수 있고 그 차량으로 다양한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는 것은 명심하세요. 어떤 것으로 고르시겠습니까?"

나는 대답을 위해 입을 열었으나 그는 즉시 내 말을 가로막았다.

"소프 선생님, 확실히 하겠습니다만 정답은 없습니다. 선생님의 선택은 제게 선생님이 어떻게 임무 수행에 방해되는 장애에 접근하고 극복할 것인지에 대해 더 잘 알려주겠죠." 그는 끄덕였다. "그럼 계속 이야기해보십시오. 답을 듣고 싶어 죽겠으니까 말이죠."

그에게 말이 가로막히자 나는 내 문제에 대해 곰곰이 생각할 수 있었다. 많은 것들이 내 대답에 달려있다는 묘한 느낌이 들었다...

 

----------------------------------- 스토리라인 캠페인 2 에피소드 1 부가 목표 /STORYLINE CAMPAIGN2 PROLOGUE: ADDITIONAL OBJECTIVE----------------

Spoiler

"하나 더 말입니다. 혹시 가능하시다면..."

나는 조심스럽게 눈을 굴리려 했지만 실제로는 그다지 조심스럽지 못했고 품위를 잃진 않았으나 주인은 거슬렸는지 눈살을 찌푸리며 반응했다.

"소프 선생님, 선생님께선 선생님께서 하시게 될 일이 어떤 것인지 그 본질을 깨닫지 못하고 계십니다. 짐작하셨겠지만, 저희는 단순히 우리 병력들에게 어느 쪽으로 총을 겨눠야 하는지 알려줄 사람이 필요한게 아닙니다. 선생님께서 맡으실 임무는..."

그는 갑자기 말을 멈추었고, 스스로 진정시키듯 잠시 눈을 감더니 이마를 손가락으로 문질러댔다. 나는 그가 무언가 알려서는 안될 것, 무언가 중요한 것을 말하려 했다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의 허식 뒤로, 난 내가 기대하지 않았던 불안함을 느꼈다. 그러나 빠르게 찾아온 이 작은 틈은 찾아올 때 만큼이나 순식간에 사라졌고 다시 침착함을 찾은 그는 말을 이었다:

"맡으실 임무는 주포를 좀 휘두를 줄 아는 단순한 남자가 되는 것 보다 훨신 더 어려운 일이 될 것입니다. 진짜 남자 말입니다. 소프 선생님, 진정한 남자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어야 하고 모든 것을 어느 정도 알고 있어야 합니다. 전쟁도 벌이고, 시도 짓고, 상처를 치료하고. 맛있는 요리도 할 수 있어야하고. 결국..."

또 다시 말이 멈췄다.

"어떤 목표에 특화되겠다는 것은 남자가 아니라 벌레에게나 필요한 것이겠죠."

잘도 피해가는군,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다시 주어진 업무에 집중했다. 이 계약에는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훨신 많은 것들이 있으리라는 확신이 들었다. 숨겨진 가면이 한번 미끄려져 내렸고, 다시 한번 미끄려졌다. 아마 이 부분을 미래에 내가 더 많은 보상을 받는데 사용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이 면담은 거의 끝났다.

 

-----스토리라인 캠페인 2 - 프롤로그 결과 /STORYLINE CAMPAIGN2 – PROLOGUE RESULTS---------------

Spoiler

* 2028년 6월 시카고

"선택에 대해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나는 크게 심호흡하고 미소를 지었다.

"하긴 생각해보면 가장 말이 되긴 합니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필요한 모든 기능이 장착된 현대형 차량이면서도 현재 쉽게 대량으로 조달할 수 있는 차량이기도 하죠. 선생님은 몇대의 T 계열 전차와 터미네이터를 받게 되실 겁니다. 세상 어디에 던져놔도 한번 싸워보실만한 전력이 되겠군요."

터미네이터. 터미네이터라, 나는 터미네이터라는 말을 할 때마다 혀끝에 맴도는 그 이름이 좋았다.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이름이라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다. 무언가 다른 이름을 가진 장미에게서도 똑같은 냄새는 나겠지만 그 어떤 이름도 여성들이 황홀해하는 꽃의 상징으로 장미라는 이름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이 있을까? 이름은 언제고 중요하다. 여기에 나는 내 뒤를 지켜주는 대보병 특화 차량을 두는 것이 매우 마음에 들었다. 시가전이 벌어진다면 한쌍의 붉게 달아오른 30mm 기관포보다 효과적인 것은 아무것도 없으리라.

나머지 차량들은 그냥 단순한 전차들이었다. 낡아빠진 고철 덩어리이거나 겨우 겨우 굴러가는 달구지만 아니면야, 전차는 아군이기만 하면 어느 것이든 대충 좋은게 아닌가 싶다. 여기에 그 전차들이 터미네이터와 부품을 공유한다면 운용비를 줄일 수 있을테니 더 좋겠지. 나는 내가 새로 입사한 이 회사가 전 세계 모든 지점에서 무기상들과 연계되어 원하는 지원을 바로 받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진 않았다. 말이 나와서 말인데, 내 스스로 배운 것에 대해 답을 할 시간이 된 것 같다.

그러나 내가 한 마디 더 하기도 전에, 이 수수께끼 같은 인물은 나보다 한 수, 아니 다섯 수는 더 앞서 있음을 증명했다. 그는 갑자기 의자에서 일어서더니 팔을 등 뒤로 젖혔다. 그는 마치 오래된 집사처럼 보였는데 친절히 디저트를 가져다주기 보다는 작은 숟가락으로 당신을 금새 죽일듯한 그런 집사 같았다.

"아주 좋습니다. 이것으로 면담을 끝내도록 하죠. 오늘 머독(Murdoch) 선생님께 제 추천서를 제출하도록 하겠습니다. 우선은, 선생님께서 모시는 그..." 나는 그가 잠깐 말을 멈추는 것을 통해 내 차에 대해 영 못마땅하게 여긴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차 트렁크에서 이번 회의에 적절한 의상을 찾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회의는 정확히 오늘 7시 정각, 호텔 벨뷰에서 시작될 것입니다. 늦지 마십시오."

그는 악수를 기대하듯 오른팔을 쭉 뻗어왔다. 그러나 나는 질문이 너무 많았다. 머독 선생님? 노라양? 내가 대체 어떤 회사에서 일하게 된거지? 내가 하는 일이 정확히 뭐야?

그러나 이 면담은 분명히 끝났고, 이 남자로부터 더 이상의 답을 듣지 못할 것이 확실해 보였다. 적어도 지금은 질문을 할 시간이 아니었고, 약간 머리가 멍해진 나는 의자에서 일어나 악수를 하고는 총포상 가계 뒷편으로 이어진 계단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나는 어떻게든 답을 얻을 것이지만 몇시간 더 기다리지 못할 것도 없겠지.

 

leeke88

leeke88

---------------스토리라인 캠페인 2 프롤로그/STORYLINE CAMPAIGN2 PROLOG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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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8년 6월 시카고

나는 땀에 흠뻑 젖어 벌벌 떨며 일어났다. 몇 년 동안이나 똑같은 이 악몽은 이제 친근하기까지 했다. 사진들이 기억속 정지된 장면처럼 떠오른다. 해변에서의 하루, 부모님의 미소, 어린 시절 내가 가장 좋아하던 집에서의 저녁밥. 그리고 오직 어둠 뿐, 두텁고 검은 연기가 그 모든 것을 하나씩 집어 삼킨다. 먼저 어머니부터, 그러고는 아버지. 두분 모두 내겐 친근하면서도 사실 매우 먼 분들이다. 나는 부모님의 얼굴을 기억하지 못하지만 가슴 속 느낌으로 꿈 속의 이 사람들이 내 부모님이라는 것을 정말이지 확신한다. 그리고... 모든 것이 사라졌다. 심장이 격히 뛰고 극심한 갈증에 잠에서 깨며 이 악몽은 마음 한 구석으로 옮겨갔다.

언제나의 아침처럼, 나는 마치 이 장소가 처음인 것 마냥 나를 주변을 살펴본다. 아직 이른 시간이었지만 주변 콘크리트 덩어리들에 반사된 열기가 내 낡은 아파트(Flat:영국식 단어)를 덮치고 있었다. 몇시간 뒤면 찜통이 될 것이다. 시카고의 여름이라, 난 정말 네가 싫어.

이 건물은 꽤 좋은 편이다.뭐 비록 이 좋다는 것도 분명 보통 기준으로는 불평을 들을만한 것이겠지만 최소한 샤워실에 벌레가 나오지도 않고 냉장고(fridge:영국식 단어)에 곰팡이도 없었다. 이건 이전에 내가 살던 3세계 숙소들에 비하면 훨신 나은 것이다. 용병의 삶은 모든 세계를 누비는 것이고 그 중에 모든 놀라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으며(물론 총격전이 이어지고), 모든 샤워실에서 쏟아지는 찬물을 맞으며(뭐, 밖이 덥다면 이것도 좋겠지), 깡통(Tin:영국식 단어)에 쑤셔박힌 모든 싸구려 음식을 먹는 것이다. 하지만 쓰레기 조각을 얻으려 다른 방랑자와 싸우면서 내일은 더 나을거라는 헛된 희망을 품는 이 삶은 내가 선택한 것이다. 이러다보면 뭔가 세상의 미래를 바꿀 수 있지 않을까?

하하하, 농담이고 그냥 액션 영화랑 돈을 보고 선택한 직업이다.

내 한가롭고 평화로운 잡생각은 전화 벨소리에 중단되었다. 휴대폰(Cell:미국식 단어)의 화면을 바라보자 내 기분은 더욱 가라않았다. 나는 거지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것을 되새기며 두달 동안 누워서 빈둥거리는 것은 자존심 외의 많은 것도 함께 앗아갔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리고 전화 반대편의 사나이도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젠장.

녹색 통화버튼을 누르는데는 시간이 걸렸다. 내 본능은 보통 내 삶에 큰 도움이 됐고 지금 이 순간에도 본능은 그냥 받지 마라고 소리치고 있었다. 하지만 난 저항할 수 없었다. 사람은 먹어야만 살 수 있고 싸구려 피자와 싸구려만도 못한 맥주로 버티는 것은 그렇게 오래 할 짓은 못 됐다. 미국은 전 세계에 훌륭한 많은 것들을 전파했지만 미국 음식은 분명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쨌거나 전화를 받아보자.

"안녕하신가, 헥터. 오랜만이구만 그래."

맞아. 이게 내가 낼 수 있는 최대한 무심한 목소리였어. 그도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고 있고 나도 알고 있지만 본론부터 이야기하는 것은 게임의 방식이 아니지. 내가 괴짜마냥 이야기를 시작하는 것은 별로 좋을게 없어.

"“Hola, amigo! Que pasa!(안녕 친구! 어떻게 지냈나!)"

또 멕시코어 헛소리다. 헥터는 3세대 미국인으로 시카고에서 태어났고 자랐다. 스스로 지역 "마피아"의 일원이라 자부하며 이 조그마한 언덕에서 조그마한 먹잇감을 두고 다른 쓰레기 청소부들과 싸우는 놈이다. 이놈은 사실 제대로 된 마피아도 아니지만 가족의 영향력이나 뿌리 같은 뭔가와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는 강박감은 헥터가 이런식으로 일하게 만들었다. 정말 슬픈 이야기지. 하지만 동시에 그는 수 많은 파이에 그 뚱뚱한 손을 대고 있었고 괜찮고 쉬운 작업이 있다면 그의 일을 대신 해주는 것도 좋을 것이다.

"별거 없었죠. 마지막 작업 후에 로큰롤 시간을 좀 가지고 있었이요."

그리고 이제 그는 두바이의 혼란에 대해 어떻게 알아냈는지 자랑할 것이다. 물론이지...

"아이, 그거 들었지. 나쁜 몇놈이 완전히 묵사발이 났다면서, 안그래? 사업하기에 영 좋은 이야기는 아니군 그래. 하지만 친구, 자네와는 관계 없지. 자네는 화살처럼 똑바로 버티다가 있다가 탈출했지. 존경할만한 위인이야."

아 그렇구나. 저 말인 즉 그는 정말로 내 도움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아니면 내 얼굴에 부비적 거리고 싶다는 뜻이던가, 하지만 난 내 한계를 잘 알고 있다. 이제 슬슬 흥미로워지기 시작했는데, 아마 헥터의 말은 척보기에도 있어보이는 누군가가 필요하다는 말일텐데 뭐 내가 턱시도를 입으면 엄청 있보이긴 했다, 아니면 뭐 인생에서 자빠진 패배자가 필요할 수도 있겠는데 뭐 그래도 두번째 경우는 아닌거 같았다. 그는 저렴하고도 쉬운 선택권 여럿을 가지고 있었고 나는 이 선택을 받기 위해 추격에 나섰다.

"그렇죠 머, 아시다시피 말입니다. 잠깐 돌아서면 어떤 멍청이들이 일을 망쳐놓죠. 제 기분을 망치고, 명성도 망치고요. 이제 두바이에서는 절대 다시 일하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진짜 말이죠..." 난 잠시 멈추었다, "그 시발놈들 진짜 좆같았죠. 그래서 이 운수 없는 용병놈이 뭘 도와 드릴까요?" 그는 진지해졌다. 엄청 진지해졌다. 너무 심각하게 진지해져서 그는 그가 사랑해 마지 않았던 억양을 사용하는 것도 까먹을 정도였다.

"그래 그래, 한번 들어보게. 돈이 넘치는 회사 하나가 용병을 한명 찾고 있어. 자기들 꼬마들한테 로프 매는 법을 가르쳐줄만한 사람 말야. 별로 심각한 일도 아니야. 이 회사는 보병대가 좀 있고 기갑도 약간 있는 정도지. 뭐 사실은 말야." 헥터가 말을 잠시 멈추었다. "이건 사실 그냥 첫 임무야. 기업 군대를 지휘하기 위해 필요한 도구를 찾기 위한 첫 임무 말야. 전차들과 부관들, 훈련 시켜볼 줄 알지? 이놈들 가져다가 진흙탕에 몇번 집어 넣어주고 텍사스 황무지에서 산적들 좀 쏘고, 알래스카에서 생존 훈련 좀 해주고..."

맞다. 난 훈련법을 알고 있었고 이런 훈련은 기업군이 확장 준비를 시작할 때 항상 있는 일이다. 어떤 이들은 수 많은 부와 군사력을 매우 빨리 갖추고 싶어했고 이는 공식적인 방식으로는 해낼 수 없는 것이었다. 그래서 기업들은 보통 엄청난 기대를 가지고 이런 업무를 맞기기에 최적의 상황에서 이런 일거리가 주어지는 것은 항상 정말이지 희귀했다. 기업들은 과거에 대해 잘 모르는 용병들을 처음부터 믿지 않는 특성이 있고 이는 나처럼 경력있는 이들이라 할지라도 다르지 않아서 우선은 간단한 일부터 맞기곤 했다.

"... 그러면 그들이 제대로 된 아파트를 줄거고, 괜찮은 여자랑 결혼하고, 애도 생기고... 우리 같은 사람들 대부분은 이런거 꿈도 못꾸는 것이지. 그래서 어쩔래, 파트너?"

그는 중간에 텍사스 억양으로 바꿔 느릿느릿 말하기 시작했다. 젠장 신이시어 그냥 죽여주십시오. 난 한번이라도 헥터와 그냥 평범한 대화를 나눴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어쨌거나 내 불안감은 진정되지 않았고 무슨 생각을 해야 할지 잘 몰랐고, 시간을 좀 벌기로 했다.

"모르겠어, 헥터. 내 말은... 왜 나지? 데리고 있는 부하들도 있잖아."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억지스러운 소리가 약간 섞여 있었다. 이는 아주 약간이었지만 무슨 상황인지 알아차리는데 약간 도움이 됐다.

"기업놈들 탱고추는데 내 애들을 보내라고? 누구? 세자르? 안젤라? 한번 생각해보자." 그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 "뭐 안젤라가 드레스를 입으면 멋질거 같긴 해. 동지, 아마 뭔가 이상한걸 생각하나본데 우리 애들은 훈련법이라는걸 모르는데다 기업 새끼들을 싫어하지. 게다가 놈들은 그다지..." 다시 잠시 침묵이 이어졌다.

"문명화된 놈들도 아니지. 자네나 나 같지가 않아."

그 말이 맞긴 하다. 세자르는 사무실에서 이틀만 앉아 있으면 무릎이 터질 것이고 안젤라는... 생각 안하는게 나을 정도였다. 그리고 이 둘이 헥터의 최고 부관이었다. 그래도 여전히 뭔가 이상했고. 나는 침대에 누워 왼팔을 머리 뒤에 두고는 눈을 감았다. 그리다 내가 뭔가 분명한 것을 놓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이거 어디서 들은 말이죠? '길에서 들었는데' 같은 거짓부렁은 하지 않는게 좋을겁니다. 우리 같은 사람들한테 그런 기회? 우리한텐 회사에서 진짜배기 회사원처럼 일할 기회가 없습니다. 내 말은 손을 더럽히지 않고 하는 진짜 일 말입니다. 진짜 진짜 손을 더럽히는 일 말고는 말이죠. 그리고 내가 그런 스타일의 사람도 아니고, 알고 있잖아요." 몇초간 침묵이 이어지고, 제대로 감춘 한숨이 이어졌다.

"좋아, 좋다고. 누가 왔었어. 정말 고급스럽게 차려입은 Chica(스페인어-소녀) 말야. 먼저 그 소녀는 어디서 날 찾을 수 있는지 알고 있었어. 이 시점에서 내가 무슨 생각을 했을지 알 수 있지? 그리고 두번째, 그 소녀는 알아서는 안될 모든 더러운 것들을 다 알고 있었어. 무시할 수 없는 그런거 있잖아. 그래서 우린 거래를 했지. 그 소녀는 너한테 관심이 많았어. 심지어 니가 어디 사는지도 알고 있었지. 이상한 일이지 않나?"

나는 눈쌀을 찌푸렸다. "언제 이야기지?"

"두어시간 전 일이야."

좋아. 최소한 좋은 소식은 있군. 이게 함정이라면 난 이미 죽었을 것이야. 그러니까 복수심에 불타는 기업은 아니라 이거군, "그 이야기부터 하지 그랬어요?"

"하하하 지랄마, Amigo(스페인어-친구), 자네 겁주기 싫었다고. 무슨 일이 생기거나 한거 아니잖아 안그래? 이 일을 원한다면 말야, 그 소녀가 지시 사항을 남겼어. 어느 쪽이건 이 소녀는 진짜배기 같았다고, 니가 나한테 말한적 없는 엄청난 뒷배가 있다던가 그런게 아니면 난 모르겠는데. 어떻게 할거야?"

난 한숨을 쉬고 눈을 감았다.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겠지. 그렇지?

"좋아요 들어보죠."

***

몇 시간 뒤, 나는 도시 외각의 잘 가려진 총포상에 들렸다. 여긴 윈디 시에서도 질 나쁜 구획인데 이 지저분한 곳 근처의 건물들은 거의 닫히고 버려진 것으로 보였다. 불량배처럼 보이는 놈들 두엇이 멀리서 날 쳐다보았지만 내 반쯤 망가진 셰벨레 차와 내 외모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는 내 손에 쥐여진 AR-15가 놈들이 멀리 떨어져있게 만들어줬다. 뭐 아마도 그렇겠지.

나는 울퉁불퉁한 나무 현관문을 통해 가게에 들어갔다. 구식 현관문 종이 울리며 내가 입장한 것을 알렸고 계산대 뒤에서 옛날 신문을 읽고 있던 주인 할배가 고개를 들어 나를 쳐다보았다. 이 총포상에는 저질 사냥용 소총이 쌓여있었는데 내가 기대하던 것은 확실히 아니었다. 저런 것으로 사냥을 하는 것은 무리다. 두발로 걷는 사냥감이 아니라면 말이다.

"가게 닫았어."

헥터가 말해준 것으로 볼때, 나는 이런 반응을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 나는 내가 정확히 기억하기를 바라며 전화로 들은 암호 문장을 한 마디, 한 마디 반복했다. 그 때는 그 문장을 적는 것이 창피하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왜 그러지 않았을까 후회하고 있었다.

"시카고는 여름에도 추운데, 당신의 안락한 집에서 따뜻하게 쉬다갈 수 있게 해 주시오."

땀에 흠뻑 젖어 서 있으며 이런 말을 한 나는 정말 바보가 된 느낌이었다. 고층건물의 유리창에 반사된 태양빛이 도로의 타르를 녹이는 이 도시의 한 낮에 에어컨도 없는 60년 묵은 자동차를 타고 와서 이런 말을 할만한 사람이 누가 있을까? 무슨 놈의 암호문이 이래? 누가 생각한거야?

노인은 마침내 고개를 들어 눈썹을 치켜올렸다. 그는 낡은 스웨터에 은테 안경을 끼고 희끗희끗한 회색 머리를 한 친절한 할아버지를 떠올리게 했다. 틀릴리가 없는데... 노인의 눈은 강철처럼 파랗고 차가우며 그의 본성을 배반하고 있는 듯 했다.

"아 그렇군요. 소프 선생님(Master Thorpe) 맞으시죠?"

나는 끄덕였다.

"네 맞습니다."

그는 나무 흔들의자에서 천천히 일어났다. 참 기괴했다. 커다란 리볼버가 신문 뒤에 숨겨져 있었는데 노인이 나무 카운터에 꽤 부드럽게 놓았음에도 불구하고 리볼버는 무겁고 요란한 소리를 내었다. 꽤나... 엄청 무거운 놈으로 보이는데 아마 방탄복을 입고 있어도 한방이면 끝장날 것 같은 그런 것으로 보였다. 그리고 이 노인의 총알은 빗나갈 것 같지도 않았다. 나는 침을 꿀꺽 삼켰고 노인은 내 초조함을 보고는 차갑게 미소를 지었다.

"선생님을 도울 에즈라 로젠스타인(Ezra Rosenstein)이라 합니다. 부디 따라오시겠습니까."

나는 그의 억양을 이해할 수 없었다. 영국인인가? 아니면 캐나다인? 나는 지금까지 꽤나 여기저기 돌아다녔지만 이런 사람은 만난 적이 없다. 이 남자는 은퇴한 살인자나 전직 특수부대, 아니면 CIA 요원 같은 느낌이 들었다. 어쨌건 나는 그가 얼마나 많은 시체를 보았고 그 중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을 직접 죽였는지 물어서 스스로 무덤을 팔 생각은 없었다.

노인은 가게 뒤쪽 문을 열었다. 그러나 내가 예상한 먼지 가득한 창고가 아닌 건물 아래쪽으로 향하는 콘크리트 계단이 나왔다. 나는 문을 지나가며 이 문이 적어도 1인치 두께의 강철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발견했다. 장갑판이로군, 나는 스스로에게 내기를 걸었다. 이 남자는 장난을 치는 것이 아니었고 나는 금방 어떻게 이런 동네에서 이 노인이 안전하게 있을 수 있는지 알아챘다. 누구도 그의 물건을 도둑질할 만큼 멍청하지 않았으리라.

내가 머리속으로 몇가지 탈출 계획을 짜고 있는 동안 우리는 건물 바닥에 다달았고 탁자와 지도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는 무기로 가득찬 방에 들어섰다. 이 무기들은 윗층에서 보았던 그런 것들이 아니라 완전 최첨단 무기였다. 돌격 소총, 전투용 산탄총 같은 것들. 특히 구석에 있는 것들은 깨끗하고 기름칠이 잘 되어 있었으며 장전되어있어 바로 사용할 수 있어보였다. 남자는 말없이 빈 의자를 가리켰고 나를 향한 다른 의자에 앉았다.

"그럼. 노라(Norah) 양이 소프 선생님을 평가해달라고 했습니다. 보통은 더 이상의 평가는 없지만..."

뱀이 먹잇감을 통채로 삼키기 직전인듯한 영혼 시린 미소가 다시 한번 나타났다.

"...노라양은 매력적이고 설득력있지. 그렇지 않습니까." 그는 테이블 왼쪽의 서류뭉치를 뒤지며 혼잣말을 하며 결론을 냈다.

"아 그래요. 여기 있군요. 사무엘 소프(Samuel Thorpe) 1995년 뉴욕 출신 맞습니까?"

그는 안경테 너머로 빠르게 나를 훑어보았고 나는 그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문서를 읽으며 중얼거렸다.

"10살에 고아가 됐는데, 아 조직 폭력배 문제였군요, 비극적이게도 말입니다. 흠, 슬픈 시대였군요... 여러 양부모 가정에서 자랐고 다시 도망갔고요... 군에 입대했지만 정말 소속감을 느낀 적은 없고... 그렇군요... 마치 같은 직업에 종사하는 분들의 공통적인 특성처럼... 그리고 폴라드(Pollard)이후로는 개인 용병이 되었군요."

나는 혼란스러워 끼어들었다. "폴라드요?"

그는 눈쌀을 찌푸렸고 곧장 비난의 목소리를 쏟아낼 것 처럼 보였다. 나는 갑자기 다시 어린애가 된 기분이었다. 숙제를 하지 않은 어린애 말이다.

"소프 선생님, 폴라드 대 뉴욕말입니다. 대법원이 수정헌법 2조의 제한을 철폐한 것 말이죠. 시민 개개인이 이전까지는 미군만 보유 가능했던 모든 무기를 획득할 수 있게 되어 개인 용병들이 활동할 수 있게 되었죠. 물론 핵무기는 빼고 말입니다." 그는 다시 슬며시 미소를 지으며 덧붙였다.

나는 그가 말하는 동안 고개를 끄덕였고 더 이상 바보처럼 보이지 않기를 바랐다.

"좋아요, 좋아..."

"잠시만요." 그가 말을 이었다. "지금 우리가 어디까지 봤더라... 아 그렇군요. 사설 계약자로서 경력을 봅시다. 몇번 작전을 나갔고 몇번 교전도 했지만 별로 대단할 것은 없군요. 그럼 평균적인 성공률을 봅시다. 흠." 그는 생각에 잠겼다. "일반적이진 않군요."

나는 그의 말이 무슨 뜻인지, 나에 대해 어떻게 그렇게 많이 알고 있는지 확신하지 못했지만 그에게 무슨 뜻인지 자세히 설명해 달라고 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한 것 같다고 느껴졌다. 그는 서류를 다 읽었고 다시 한번 훑어본 뒤 다시 서류 더미 위에 놓았다.

"그럼 한번 시작해보죠."

이후 몇 시간 동안, 그는 내가 처음 받았던 평범한 경비 임무부터 두바이의 메이단(Meydan) 호텔에서 발생한 총격전까지 내가 맡아왔던 모든 임무의 세부사항을 해부했다. 그는 내 전술과 화기 지식, 언어 능력 그리고 문제 해결 능력에 대해 질문했다. 그리고 마침내, 내가 가장 자신 없는 분야에 도달했다. 기갑.

"소프 선생님, 아시다시피 말입니다. 폴라드 판결의 결과로 미합중국의 시민들은 이전에 "파괴 장비(Destructive devices)"라 불렸던 것들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심지어는 전차나 보병 전투차 또는 자주포 같은 기갑 장비도 말이죠. 따라서 이 업무를 성공적으로 얻으려면..."

나는 그의 "꼭 이래야 한다."고 강조하는 어투가 정말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이 시점에서 논쟁하기에는 너무 지쳐있었다.

"... 주어진 임무를 완수하면서 고용주의 무기고에 장갑 차량을 추가해달라는 요청을 받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이제 고용주가 말 그대로 무한정의 자원을 가지고 있다고 상상해 보십시오. 말 그대로 원하는 차량을 아무 것이나 선택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단 한번만 선택할 수 있고 그 차량으로 다양한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는 것은 명심하세요. 어떤 것으로 고르시겠습니까?"

나는 대답을 위해 입을 열었으나 그는 즉시 내 말을 가로막았다.

"소프 선생님, 확실히 하겠습니다만 정답은 없습니다. 선생님의 선택은 제게 선생님이 어떻게 임무 수행에 방해되는 장애에 접근하고 극복할 것인지에 대해 더 잘 알려주겠죠." 그는 끄덕였다. "그럼 계속 이야기해보십시오. 답을 듣고 싶어 죽겠으니까 말이죠."

그에게 말이 가로막히자 나는 내 문제에 대해 곰곰이 생각할 수 있었다. 많은 것들이 내 대답에 달려있다는 묘한 느낌이 들었다...

 

----------------------------------- 스토리라인 캠페인 2 에피소드 1 부가 목표 /STORYLINE CAMPAIGN2 PROLOGUE: ADDITIONAL OBJECTIVE----------------

Spoiler

"하나 더 말입니다. 혹시 가능하시다면..."

나는 조심스럽게 눈을 굴리려 했지만 실제로는 그다지 조심스럽지 못했고 품위를 잃진 않았으나 주인은 거슬렸는지 눈살을 찌푸리며 반응했다.

"소프 선생님, 선생님께선 선생님께서 하시게 될 일이 어떤 것인지 그 본질을 깨닫지 못하고 계십니다. 짐작하셨겠지만, 저희는 단순히 우리 병력들에게 어느 쪽으로 총을 겨눠야 하는지 알려줄 사람이 필요한게 아닙니다. 선생님께서 맡으실 임무는..."

그는 갑자기 말을 멈추었고, 스스로 진정시키듯 잠시 눈을 감더니 이마를 손가락으로 문질러댔다. 나는 그가 무언가 알려서는 안될 것, 무언가 중요한 것을 말하려 했다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의 허식 뒤로, 난 내가 기대하지 않았던 불안함을 느꼈다. 그러나 빠르게 찾아온 이 작은 틈은 찾아올 때 만큼이나 순식간에 사라졌고 다시 침착함을 찾은 그는 말을 이었다:

"맡으실 임무는 주포를 좀 휘두를 줄 아는 단순한 남자가 되는 것 보다 훨신 더 어려운 일이 될 것입니다. 진짜 남자 말입니다. 소프 선생님, 진정한 남자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어야 하고 모든 것을 어느 정도 알고 있어야 합니다. 전쟁도 벌이고, 시도 짓고, 상처를 치료하고. 맛있는 요리도 할 수 있어야하고. 결국..."

또 다시 말이 멈췄다.

"어떤 목표에 특화되겠다는 것은 남자가 아니라 벌레에게나 필요한 것이겠죠."

잘도 피해가는군, 나는 그렇게 생각하며 다시 주어진 업무에 집중했다. 이 계약에는 내가 생각했던 것 보다 훨신 많은 것들이 있으리라는 확신이 들었다. 숨겨진 가면이 한번 미끄려져 내렸고, 다시 한번 미끄려졌다. 아마 이 부분을 미래에 내가 더 많은 보상을 받는데 사용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이 면담은 거의 끝났다.

-----스토리라인 캠페인 2 - 프롤로그 결과 /STORYLINE CAMPAIGN2 – PROLOGUE RESULTS---------------

 

Spoiler

* 2028년 6월 시카고

"선택에 대해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나는 크게 심호흡하고 미소를 지었다.

"하긴 생각해보면 가장 말이 되긴 합니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필요한 모든 기능이 장착된 현대형 차량이면서도 현재 쉽게 대량으로 조달할 수 있는 차량이기도 하죠. 선생님은 몇대의 T 계열 전차와 터미네이터를 받게 되실 겁니다. 세상 어디에 던져놔도 한번 싸워보실만한 전력이 되겠군요."

터미네이터. 터미네이터라, 나는 터미네이터라는 말을 할 때마다 혀끝에 맴도는 그 이름이 좋았다.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겠지만, 이름이라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다. 무언가 다른 이름을 가진 장미에게서도 똑같은 냄새는 나겠지만 그 어떤 이름도 여성들이 황홀해하는 꽃의 상징으로 장미라는 이름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이 있을까? 이름은 언제고 중요하다. 여기에 나는 내 뒤를 지켜주는 대보병 특화 차량을 두는 것이 매우 마음에 들었다. 시가전이 벌어진다면 한쌍의 붉게 달아오른 30mm 기관포보다 효과적인 것은 아무것도 없으리라.

나머지 차량들은 그냥 단순한 전차들이었다. 낡아빠진 고철 덩어리이거나 겨우 겨우 굴러가는 달구지만 아니면야, 전차는 아군이기만 하면 어느 것이든 대충 좋은게 아닌가 싶다. 여기에 그 전차들이 터미네이터와 부품을 공유한다면 운용비를 줄일 수 있을테니 더 좋겠지. 나는 내가 새로 입사한 이 회사가 전 세계 모든 지점에서 무기상들과 연계되어 원하는 지원을 바로 받을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진 않았다. 말이 나와서 말인데, 내 스스로 배운 것에 대해 답을 할 시간이 된 것 같다.

그러나 내가 한 마디 더 하기도 전에, 이 수수께끼 같은 인물은 나보다 한 수, 아니 다섯 수는 더 앞서 있음을 증명했다. 그는 갑자기 의자에서 일어서더니 팔을 등 뒤로 젖혔다. 그는 마치 오래된 집사처럼 보였는데 친절히 디저트를 가져다주기 보다는 작은 숟가락으로 당신을 금새 죽일듯한 그런 집사 같았다.

"아주 좋습니다. 이것으로 면담을 끝내도록 하죠. 오늘 머독(Murdoch) 선생님께 제 추천서를 제출하도록 하겠습니다. 우선은, 선생님께서 모시는 그..." 나는 그가 잠깐 말을 멈추는 것을 통해 내 차에 대해 영 못마땅하게 여긴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차 트렁크에서 이번 회의에 적절한 의상을 찾으실 수 있을 것입니다. 회의는 정확히 오늘 7시 정각, 호텔 벨뷰에서 시작될 것입니다. 늦지 마십시오."

그는 악수를 기대하듯 오른팔을 쭉 뻗어왔다. 그러나 나는 질문이 너무 많았다. 머독 선생님? 노라양? 내가 대체 어떤 회사에서 일하게 된거지? 내가 하는 일이 정확히 뭐야?

그러나 이 면담은 분명히 끝났고, 이 남자로부터 더 이상의 답을 듣지 못할 것이 확실해 보였다. 적어도 지금은 질문을 할 시간이 아니었고, 약간 머리가 멍해진 나는 의자에서 일어나 악수를 하고는 총포상 가계 뒷편으로 이어진 계단으로 천천히 걸어갔다. 나는 어떻게든 답을 얻을 것이지만 몇시간 더 기다리지 못할 것도 없겠지.

 

leeke88

leeke88

* 2028년 6월 시카고

나는 땀에 흠뻑 젖어 벌벌 떨며 일어났다. 몇 년 동안이나 똑같은 이 악몽은 이제 친근하기까지 했다. 사진들이 기억속 정지된 장면처럼 떠오른다. 해변에서의 하루, 부모님의 미소, 어린 시절 내가 가장 좋아하던 집에서의 저녁밥. 그리고 오직 어둠 뿐, 두텁고 검은 연기가 그 모든 것을 하나씩 집어 삼킨다. 먼저 어머니부터, 그러고는 아버지. 두분 모두 내겐 친근하면서도 사실 매우 먼 분들이다. 나는 부모님의 얼굴을 기억하지 못하지만 가슴 속 느낌으로 꿈 속의 이 사람들이 내 부모님이라는 것을 정말이지 확신한다. 그리고... 모든 것이 사라졌다. 심장이 격히 뛰고 극심한 갈증에 잠에서 깨며 이 악몽은 마음 한 구석으로 옮겨갔다.

언제나의 아침처럼, 나는 마치 이 장소가 처음인 것 마냥 나를 주변을 살펴본다. 아직 이른 시간이었지만 주변 콘크리트 덩어리들에 반사된 열기가 내 낡은 아파트(Flat:영국식 단어)를 덮치고 있었다. 몇시간 뒤면 찜통이 될 것이다. 시카고의 여름이라, 난 정말 네가 싫어.

이 건물은 꽤 좋은 편이다.뭐 비록 이 좋다는 것도 분명 보통 기준으로는 불평을 들을만한 것이겠지만 최소한 샤워실에 벌레가 나오지도 않고 냉장고(fridge:영국식 단어)에 곰팡이도 없었다. 이건 이전에 내가 살던 3세계 숙소들에 비하면 훨신 나은 것이다. 용병의 삶은 모든 세계를 누비는 것이고 그 중에 모든 놀라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으며(물론 총격전이 이어지고), 모든 샤워실에서 쏟아지는 찬물을 맞으며(뭐, 밖이 덥다면 이것도 좋겠지), 깡통(Tin:영국식 단어)에 쑤셔박힌 모든 싸구려 음식을 먹는 것이다. 하지만 쓰레기 조각을 얻으려 다른 방랑자와 싸우면서 내일은 더 나을거라는 헛된 희망을 품는 이 삶은 내가 선택한 것이다. 이러다보면 뭔가 세상의 미래를 바꿀 수 있지 않을까?

하하하, 농담이고 그냥 액션 영화랑 돈을 보고 선택한 직업이다.

내 한가롭고 평화로운 잡생각은 전화 벨소리에 중단되었다. 휴대폰(Cell:미국식 단어)의 화면을 바라보자 내 기분은 더욱 가라않았다. 나는 거지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것을 되새기며 두달 동안 누워서 빈둥거리는 것은 자존심 외의 많은 것도 함께 앗아갔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리고 전화 반대편의 사나이도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젠장.

녹색 통화버튼을 누르는데는 시간이 걸렸다. 내 본능은 보통 내 삶에 큰 도움이 됐고 지금 이 순간에도 본능은 그냥 받지 마라고 소리치고 있었다. 하지만 난 저항할 수 없었다. 사람은 먹어야만 살 수 있고 싸구려 피자와 싸구려만도 못한 맥주로 버티는 것은 그렇게 오래 할 짓은 못 됐다. 미국은 전 세계에 훌륭한 많은 것들을 전파했지만 미국 음식은 분명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쨌거나 전화를 받아보자.

"안녕하신가, 헥터. 오랜만이구만 그래."

맞아. 이게 내가 낼 수 있는 최대한 무심한 목소리였어. 그도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고 있고 나도 알고 있지만 본론부터 이야기하는 것은 게임의 방식이 아니지. 내가 괴짜마냥 이야기를 시작하는 것은 별로 좋을게 없어.

"“Hola, amigo! Que pasa!(안녕 친구! 어떻게 지냈나!)"

또 멕시코어 헛소리다. 헥터는 3세대 미국인으로 시카고에서 태어났고 자랐다. 스스로 지역 "마피아"의 일원이라 자부하며 이 조그마한 언덕에서 조그마한 먹잇감을 두고 다른 쓰레기 청소부들과 싸우는 놈이다. 이놈은 사실 제대로 된 마피아도 아니지만 가족의 영향력이나 뿌리 같은 뭔가와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는 강박감은 헥터가 이런식으로 일하게 만들었다. 정말 슬픈 이야기지. 하지만 동시에 그는 수 많은 파이에 그 뚱뚱한 손을 대고 있었고 괜찮고 쉬운 작업이 있다면 그의 일을 대신 해주는 것도 좋을 것이다.

"별거 없었죠. 마지막 작업 후에 로큰롤 시간을 좀 가지고 있었이요."

그리고 이제 그는 두바이의 혼란에 대해 어떻게 알아냈는지 자랑할 것이다. 물론이지...

"아이, 그거 들었지. 나쁜 몇놈이 완전히 묵사발이 났다면서, 안그래? 사업하기에 영 좋은 이야기는 아니군 그래. 하지만 친구, 자네와는 관계 없지. 자네는 화살처럼 똑바로 버티다가 있다가 탈출했지. 존경할만한 위인이야."

아 그렇구나. 저 말인 즉 그는 정말로 내 도움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아니면 내 얼굴에 부비적 거리고 싶다는 뜻이던가, 하지만 난 내 한계를 잘 알고 있다. 이제 슬슬 흥미로워지기 시작했는데, 아마 헥터의 말은 척보기에도 있어보이는 누군가가 필요하다는 말일텐데 뭐 내가 턱시도를 입으면 엄청 있보이긴 했다, 아니면 뭐 인생에서 자빠진 패배자가 필요할 수도 있겠는데 뭐 그래도 두번째 경우는 아닌거 같았다. 그는 저렴하고도 쉬운 선택권 여럿을 가지고 있었고 나는 이 선택을 받기 위해 추격에 나섰다.

"그렇죠 머, 아시다시피 말입니다. 잠깐 돌아서면 어떤 멍청이들이 일을 망쳐놓죠. 제 기분을 망치고, 명성도 망치고요. 이제 두바이에서는 절대 다시 일하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진짜 말이죠..." 난 잠시 멈추었다, "그 시발놈들 진짜 좆같았죠. 그래서 이 운수 없는 용병놈이 뭘 도와 드릴까요?" 그는 진지해졌다. 엄청 진지해졌다. 너무 심각하게 진지해져서 그는 그가 사랑해 마지 않았던 억양을 사용하는 것도 까먹을 정도였다.

"그래 그래, 한번 들어보게. 돈이 넘치는 회사 하나가 용병을 한명 찾고 있어. 자기들 꼬마들한테 로프 매는 법을 가르쳐줄만한 사람 말야. 별로 심각한 일도 아니야. 이 회사는 보병대가 좀 있고 기갑도 약간 있는 정도지. 뭐 사실은 말야." 헥터가 말을 잠시 멈추었다. "이건 사실 그냥 첫 임무야. 기업 군대를 지휘하기 위해 필요한 도구를 찾기 위한 첫 임무 말야. 전차들과 부관들, 훈련 시켜볼 줄 알지? 이놈들 가져다가 진흙탕에 몇번 집어 넣어주고 텍사스 황무지에서 산적들 좀 쏘고, 알래스카에서 생존 훈련 좀 해주고..."

맞다. 난 훈련법을 알고 있었고 이런 훈련은 기업군이 확장 준비를 시작할 때 항상 있는 일이다. 어떤 이들은 수 많은 부와 군사력을 매우 빨리 갖추고 싶어했고 이는 공식적인 방식으로는 해낼 수 없는 것이었다. 그래서 기업들은 보통 엄청난 기대를 가지고 이런 업무를 맞기기에 최적의 상황에서 이런 일거리가 주어지는 것은 항상 정말이지 희귀했다. 기업들은 과거에 대해 잘 모르는 용병들을 처음부터 믿지 않는 특성이 있고 이는 나처럼 경력있는 이들이라 할지라도 다르지 않아서 우선은 간단한 일부터 맞기곤 했다.

"... 그러면 그들이 제대로 된 아파트를 줄거고, 괜찮은 여자랑 결혼하고, 애도 생기고... 우리 같은 사람들 대부분은 이런거 꿈도 못꾸는 것이지. 그래서 어쩔래, 파트너?"

그는 중간에 텍사스 억양으로 바꿔 느릿느릿 말하기 시작했다. 젠장 신이시어 그냥 죽여주십시오. 난 한번이라도 헥터와 그냥 평범한 대화를 나눴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어쨌거나 내 불안감은 진정되지 않았고 무슨 생각을 해야 할지 잘 몰랐고, 시간을 좀 벌기로 했다.

"모르겠어, 헥터. 내 말은... 왜 나지? 데리고 있는 부하들도 있잖아."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억지스러운 소리가 약간 섞여 있었다. 이는 아주 약간이었지만 무슨 상황인지 알아차리는데 약간 도움이 됐다.

"기업놈들 탱고추는데 내 애들을 보내라고? 누구? 세자르? 안젤라? 한번 생각해보자." 그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 "뭐 안젤라가 드레스를 입으면 멋질거 같긴 해. 동지, 아마 뭔가 이상한걸 생각하나본데 우리 애들은 훈련법이라는걸 모르는데다 기업 새끼들을 싫어하지. 게다가 놈들은 그다지..." 다시 잠시 침묵이 이어졌다.

"문명화된 놈들도 아니지. 자네나 나 같지가 않아."

그 말이 맞긴 하다. 세자르는 사무실에서 이틀만 앉아 있으면 무릎이 터질 것이고 안젤라는... 생각 안하는게 나을 정도였다. 그리고 이 둘이 헥터의 최고 부관이었다. 그래도 여전히 뭔가 이상했고. 나는 침대에 누워 왼팔을 머리 뒤에 두고는 눈을 감았다. 그리다 내가 뭔가 분명한 것을 놓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이거 어디서 들은 말이죠? '길에서 들었는데' 같은 거짓부렁은 하지 않는게 좋을겁니다. 우리 같은 사람들한테 그런 기회? 우리한텐 회사에서 진짜배기 회사원처럼 일할 기회가 없습니다. 내 말은 손을 더럽히지 않고 하는 진짜 일 말입니다. 진짜 진짜 손을 더럽히는 일 말고는 말이죠. 그리고 내가 그런 스타일의 사람도 아니고, 알고 있잖아요." 몇초간 침묵이 이어지고, 제대로 감춘 한숨이 이어졌다.

"좋아, 좋다고. 누가 왔었어. 정말 고급스럽게 차려입은 Chica(스페인어-소녀) 말야. 먼저 그 소녀는 어디서 날 찾을 수 있는지 알고 있었어. 이 시점에서 내가 무슨 생각을 했을지 알 수 있지? 그리고 두번째, 그 소녀는 알아서는 안될 모든 더러운 것들을 다 알고 있었어. 무시할 수 없는 그런거 있잖아. 그래서 우린 거래를 했지. 그 소녀는 너한테 관심이 많았어. 심지어 니가 어디 사는지도 알고 있었지. 이상한 일이지 않나?"

나는 눈쌀을 찌푸렸다. "언제 이야기지?"

"두어시간 전 일이야."

좋아. 최소한 좋은 소식은 있군. 이게 함정이라면 난 이미 죽었을 것이야. 그러니까 복수심에 불타는 기업은 아니라 이거군, "그 이야기부터 하지 그랬어요?"

"하하하 지랄마, Amigo(스페인어-친구), 자네 겁주기 싫었다고. 무슨 일이 생기거나 한거 아니잖아 안그래? 이 일을 원한다면 말야, 그 소녀가 지시 사항을 남겼어. 어느 쪽이건 이 소녀는 진짜배기 같았다고, 니가 나한테 말한적 없는 엄청난 뒷배가 있다던가 그런게 아니면 난 모르겠는데. 어떻게 할거야?"

난 한숨을 쉬고 눈을 감았다.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겠지. 그렇지?

"좋아요 들어보죠."

***

몇 시간 뒤, 나는 도시 외각의 잘 가려진 총포상에 들렸다. 여긴 윈디 시에서도 질 나쁜 구획인데 이 지저분한 곳 근처의 건물들은 거의 닫히고 버려진 것으로 보였다. 불량배처럼 보이는 놈들 두엇이 멀리서 날 쳐다보았지만 내 반쯤 망가진 셰벨레 차와 내 외모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는 내 손에 쥐여진 AR-15가 놈들이 멀리 떨어져있게 만들어줬다. 뭐 아마도 그렇겠지.

나는 울퉁불퉁한 나무 현관문을 통해 가게에 들어갔다. 구식 현관문 종이 울리며 내가 입장한 것을 알렸고 계산대 뒤에서 옛날 신문을 읽고 있던 주인 할배가 고개를 들어 나를 쳐다보았다. 이 총포상에는 저질 사냥용 소총이 쌓여있었는데 내가 기대하던 것은 확실히 아니었다. 저런 것으로 사냥을 하는 것은 무리다. 두발로 걷는 사냥감이 아니라면 말이다.

"가게 닫았어."

헥터가 말해준 것으로 볼때, 나는 이런 반응을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 나는 내가 정확히 기억하기를 바라며 전화로 들은 암호 문장을 한 마디, 한 마디 반복했다. 그 때는 그 문장을 적는 것이 창피하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왜 그러지 않았을까 후회하고 있었다.

"시카고는 여름에도 추운데, 당신의 안락한 집에서 따뜻하게 쉬다갈 수 있게 해 주시오."

땀에 흠뻑 젖어 서 있으며 이런 말을 한 나는 정말 바보가 된 느낌이었다. 고층건물의 유리창에 반사된 태양빛이 도로의 타르를 녹이는 이 도시의 한 낮에 에어컨도 없는 60년 묵은 자동차를 타고 와서 이런 말을 할만한 사람이 누가 있을까? 무슨 놈의 암호문이 이래? 누가 생각한거야?

노인은 마침내 고개를 들어 눈썹을 치켜올렸다. 그는 낡은 스웨터에 은테 안경을 끼고 희끗희끗한 회색 머리를 한 친절한 할아버지를 떠올리게 했다. 틀릴리가 없는데... 노인의 눈은 강철처럼 파랗고 차가우며 그의 본성을 배반하고 있는 듯 했다.

"아 그렇군요. 소프 선생님(Master Thorpe) 맞으시죠?"

나는 끄덕였다.

"네 맞습니다."

그는 나무 흔들의자에서 천천히 일어났다. 참 기괴했다. 커다란 리볼버가 신문 뒤에 숨겨져 있었는데 노인이 나무 카운터에 꽤 부드럽게 놓았음에도 불구하고 리볼버는 무겁고 요란한 소리를 내었다. 꽤나... 엄청 무거운 놈으로 보이는데 아마 방탄복을 입고 있어도 한방이면 끝장날 것 같은 그런 것으로 보였다. 그리고 이 노인의 총알은 빗나갈 것 같지도 않았다. 나는 침을 꿀꺽 삼켰고 노인은 내 초조함을 보고는 차갑게 미소를 지었다.

"선생님을 도울 에즈라 로젠스타인(Ezra Rosenstein)이라 합니다. 부디 따라오시겠습니까."

나는 그의 억양을 이해할 수 없었다. 영국인인가? 아니면 캐나다인? 나는 지금까지 꽤나 여기저기 돌아다녔지만 이런 사람은 만난 적이 없다. 이 남자는 은퇴한 살인자나 전직 특수부대, 아니면 CIA 요원 같은 느낌이 들었다. 어쨌건 나는 그가 얼마나 많은 시체를 보았고 그 중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을 직접 죽였는지 물어서 스스로 무덤을 팔 생각은 없었다.

노인은 가게 뒤쪽 문을 열었다. 그러나 내가 예상한 먼지 가득한 창고가 아닌 건물 아래쪽으로 향하는 콘크리트 계단이 나왔다. 나는 문을 지나가며 이 문이 적어도 1인치 두께의 강철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발견했다. 장갑판이로군, 나는 스스로에게 내기를 걸었다. 이 남자는 장난을 치는 것이 아니었고 나는 금방 어떻게 이런 동네에서 이 노인이 안전하게 있을 수 있는지 알아챘다. 누구도 그의 물건을 도둑질할 만큼 멍청하지 않았으리라.

내가 머리속으로 몇가지 탈출 계획을 짜고 있는 동안 우리는 건물 바닥에 다달았고 탁자와 지도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는 무기로 가득찬 방에 들어섰다. 이 무기들은 윗층에서 보았던 그런 것들이 아니라 완전 최첨단 무기였다. 돌격 소총, 전투용 산탄총 같은 것들. 특히 구석에 있는 것들은 깨끗하고 기름칠이 잘 되어 있었으며 장전되어있어 바로 사용할 수 있어보였다. 남자는 말없이 빈 의자를 가리켰고 나를 향한 다른 의자에 앉았다.

"그럼. 노라(Norah) 양이 소프 선생님을 평가해달라고 했습니다. 보통은 더 이상의 평가는 없지만..."

뱀이 먹잇감을 통채로 삼키기 직전인듯한 영혼 시린 미소가 다시 한번 나타났다.

"...노라양은 매력적이고 설득력있지. 그렇지 않습니까." 그는 테이블 왼쪽의 서류뭉치를 뒤지며 혼잣말을 하며 결론을 냈다.

"아 그래요. 여기 있군요. 사무엘 소프(Samuel Thorpe) 1995년 뉴욕 출신 맞습니까?"

그는 안경테 너머로 빠르게 나를 훑어보았고 나는 그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문서를 읽으며 중얼거렸다.

"10살에 고아가 됐는데, 아 조직 폭력배 문제였군요, 비극적이게도 말입니다. 흠, 슬픈 시대였군요... 여러 양부모 가정에서 자랐고 다시 도망갔고요... 군에 입대했지만 정말 소속감을 느낀 적은 없고... 그렇군요... 마치 같은 직업에 종사하는 분들의 공통적인 특성처럼... 그리고 폴라드(Pollard)이후로는 개인 용병이 되었군요."

나는 혼란스러워 끼어들었다. "폴라드요?"

그는 눈쌀을 찌푸렸고 곧장 비난의 목소리를 쏟아낼 것 처럼 보였다. 나는 갑자기 다시 어린애가 된 기분이었다. 숙제를 하지 않은 어린애 말이다.

"소프 선생님, 폴라드 대 뉴욕말입니다. 대법원이 수정헌법 2조의 제한을 철폐한 것 말이죠. 시민 개개인이 이전까지는 미군만 보유 가능했던 모든 무기를 획득할 수 있게 되어 개인 용병들이 활동할 수 있게 되었죠. 물론 핵무기는 빼고 말입니다." 그는 다시 슬며시 미소를 지으며 덧붙였다.

나는 그가 말하는 동안 고개를 끄덕였고 더 이상 바보처럼 보이지 않기를 바랐다.

"좋아요, 좋아..."

"잠시만요." 그가 말을 이었다. "지금 우리가 어디까지 봤더라... 아 그렇군요. 사설 계약자로서 경력을 봅시다. 몇번 작전을 나갔고 몇번 교전도 했지만 별로 대단할 것은 없군요. 그럼 평균적인 성공률을 봅시다. 흠." 그는 생각에 잠겼다. "일반적이진 않군요."

나는 그의 말이 무슨 뜻인지, 나에 대해 어떻게 그렇게 많이 알고 있는지 확신하지 못했지만 그에게 무슨 뜻인지 자세히 설명해 달라고 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한 것 같다고 느껴졌다. 그는 서류를 다 읽었고 다시 한번 훑어본 뒤 다시 서류 더미 위에 놓았다.

"그럼 한번 시작해보죠."

이후 몇 시간 동안, 그는 내가 처음 받았던 평범한 경비 임무부터 두바이의 메이단(Meydan) 호텔에서 발생한 총격전까지 내가 맡아왔던 모든 임무의 세부사항을 해부했다. 그는 내 전술과 화기 지식, 언어 능력 그리고 문제 해결 능력에 대해 질문했다. 그리고 마침내, 내가 가장 자신 없는 분야에 도달했다. 기갑.

"마스터 소프, 아시다시피 말입니다. 폴라드 판결의 결과로 미합중국의 시민들은 이전에 "파괴 장비(Destructive devices)"라 불렸던 것들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심지어는 전차나 보병 전투차 또는 자주포 같은 기갑 장비도 말이죠. 따라서 이 업무를 성공적으로 얻으려면..."

나는 그의 "꼭 이래야 한다."고 강조하는 어투가 정말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이 시점에서 논쟁하기에는 너무 지쳐있었다.

"... 주어진 임무를 완수하면서 고용주의 무기고에 장갑 차량을 추가해달라는 요청을 받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이제 고용주가 말 그대로 무한정의 자원을 가지고 있다고 상상해 보십시오. 말 그대로 원하는 차량을 아무 것이나 선택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단 한번만 선택할 수 있고 그 차량으로 다양한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는 것은 명심하세요. 어떤 것으로 고르시겠습니까?"

나는 대답을 위해 입을 열었으나 그는 즉시 내 말을 가로막았다.

"소프 선생님, 확실히 하겠습니다만 정답은 없습니다. 선생님의 선택은 제게 선생님이 어떻게 임무 수행에 방해되는 장애에 접근하고 극복할 것인지에 대해 더 잘 알려주겠죠." 그는 끄덕였다. "그럼 계속 이야기해보십시오. 답을 듣고 싶어 죽겠으니까 말이죠."

그에게 말이 가로막히자 나는 내 문제에 대해 곰곰이 생각할 수 있었다. 많은 것들이 내 대답에 달려있다는 묘한 느낌이 들었다...

leeke88

leeke88

* 2028년 6월 시카고

나는 땀에 흠뻑 젖어 벌벌 떨며 일어났다. 몇 년 동안이나 똑같은 이 악몽은 이제 친근하기까지 했다. 사진들이 기억속 정지된 장면처럼 떠오른다. 해변에서의 하루, 부모님의 미소, 어린 시절 내가 가장 좋아하던 집에서의 저녁밥. 그리고 오직 어둠 뿐, 두텁고 검은 연기가 그 모든 것을 하나씩 집어 삼킨다. 먼저 어머니부터, 그러고는 아버지. 두분 모두 내겐 친근하면서도 사실 매우 먼 분들이다. 나는 부모님의 얼굴을 기억하지 못하지만 가슴 속 느낌으로 꿈 속의 이 사람들이 내 부모님이라는 것을 정말이지 확신한다. 그리고... 모든 것이 사라졌다. 심장이 격히 뛰고 극심한 갈증에 잠에서 깨며 이 악몽은 마음 한 구석으로 옮겨갔다.

언제나의 아침처럼, 나는 마치 이 장소가 처음인 것 마냥 나를 주변을 살펴본다. 아직 이른 시간이었지만 주변 콘크리트 덩어리들에 반사된 열기가 내 낡은 아파트(Flat:영국식 단어)를 덮치고 있었다. 몇시간 뒤면 찜통이 될 것이다. 시카고의 여름이라, 난 정말 네가 싫어.

이 건물은 꽤 좋은 편이다.뭐 비록 이 좋다는 것도 분명 보통 기준으로는 불평을 들을만한 것이겠지만 최소한 샤워실에 벌레가 나오지도 않고 냉장고(fridge:영국식 단어)에 곰팡이도 없었다. 이건 이전에 내가 살던 3세계 숙소들에 비하면 훨신 나은 것이다. 용병의 삶은 모든 세계를 누비는 것이고 그 중에 모든 놀라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으며(물론 총격전이 이어지고), 모든 샤워실에서 쏟아지는 찬물을 맞으며(뭐, 밖이 덥다면 이것도 좋겠지), 깡통(Tin:영국식 단어)에 쑤셔박힌 모든 싸구려 음식을 먹는 것이다. 하지만 쓰레기 조각을 얻으려 다른 방랑자와 싸우면서 내일은 더 나을거라는 헛된 희망을 품는 이 삶은 내가 선택한 것이다. 이러다보면 뭔가 세상의 미래를 바꿀 수 있지 않을까?

하하하, 농담이고 그냥 액션 영화랑 돈을 보고 선택한 직업이다.

내 한가롭고 평화로운 잡생각은 전화 벨소리에 중단되었다. 휴대폰(Cell:미국식 단어)의 화면을 바라보자 내 기분은 더욱 가라않았다. 나는 거지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것을 되새기며 두달 동안 누워서 빈둥거리는 것은 자존심 외의 많은 것도 함께 앗아갔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리고 전화 반대편의 사나이도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젠장.

녹색 통화버튼을 누르는데는 시간이 걸렸다. 내 본능은 보통 내 삶에 큰 도움이 됐고 지금 이 순간에도 본능은 그냥 받지 마라고 소리치고 있었다. 하지만 난 저항할 수 없었다. 사람은 먹어야만 살 수 있고 싸구려 피자와 싸구려만도 못한 맥주로 버티는 것은 그렇게 오래 할 짓은 못 됐다. 미국은 전 세계에 훌륭한 많은 것들을 전파했지만 미국 음식은 분명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쨌거나 전화를 받아보자.

"안녕하신가, 헥터. 오랜만이구만 그래."

맞아. 이게 내가 낼 수 있는 최대한 무심한 목소리였어. 그도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고 있고 나도 알고 있지만 본론부터 이야기하는 것은 게임의 방식이 아니지. 내가 괴짜마냥 이야기를 시작하는 것은 별로 좋을게 없어.

"“Hola, amigo! Que pasa!(안녕 친구! 어떻게 지냈나!)"

또 멕시코어 헛소리다. 헥터는 3세대 미국인으로 시카고에서 태어났고 자랐다. 스스로 지역 "마피아"의 일원이라 자부하며 이 조그마한 언덕에서 조그마한 먹잇감을 두고 다른 쓰레기 청소부들과 싸우는 놈이다. 이놈은 사실 제대로 된 마피아도 아니지만 가족의 영향력이나 뿌리 같은 뭔가와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는 강박감은 헥터가 이런식으로 일하게 만들었다. 정말 슬픈 이야기지. 하지만 동시에 그는 수 많은 파이에 그 뚱뚱한 손을 대고 있었고 괜찮고 쉬운 작업이 있다면 그의 일을 대신 해주는 것도 좋을 것이다.

"별거 없었죠. 마지막 작업 후에 로큰롤 시간을 좀 가지고 있었이요."

그리고 이제 그는 두바이의 혼란에 대해 어떻게 알아냈는지 자랑할 것이다. 물론이지...

"아이, 그거 들었지. 나쁜 몇놈이 완전히 묵사발이 났다면서, 안그래? 사업하기에 영 좋은 이야기는 아니군 그래. 하지만 친구, 자네와는 관계 없지. 자네는 화살처럼 똑바로 버티다가 있다가 탈출했지. 존경할만한 위인이야."

아 그렇구나. 저 말인 즉 그는 정말로 내 도움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아니면 내 얼굴에 부비적 거리고 싶다는 뜻이던가, 하지만 난 내 한계를 잘 알고 있다. 이제 슬슬 흥미로워지기 시작했는데, 아마 헥터의 말은 척보기에도 있어보이는 누군가가 필요하다는 말일텐데 뭐 내가 턱시도를 입으면 엄청 있보이긴 했다, 아니면 뭐 인생에서 자빠진 패배자가 필요할 수도 있겠는데 뭐 그래도 두번째 경우는 아닌거 같았다. 그는 저렴하고도 쉬운 선택권 여럿을 가지고 있었고 나는 이 선택을 받기 위해 추격에 나섰다.

"그렇죠 머, 아시다시피 말입니다. 잠깐 돌아서면 어떤 멍청이들이 일을 망쳐놓죠. 제 기분을 망치고, 명성도 망치고요. 이제 두바이에서는 절대 다시 일하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진짜 말이죠..." 난 잠시 멈추었다, "그 시발놈들 진짜 좆같았죠. 그래서 이 운수 없는 용병놈이 뭘 도와 드릴까요?" 그는 진지해졌다. 엄청 진지해졌다. 너무 심각하게 진지해져서 그는 그가 사랑해 마지 않았던 억양을 사용하는 것도 까먹을 정도였다.

"그래 그래, 한번 들어보게. 돈이 넘치는 회사 하나가 용병을 한명 찾고 있어. 자기들 꼬마들한테 로프 매는 법을 가르쳐줄만한 사람 말야. 별로 심각한 일도 아니야. 이 회사는 보병대가 좀 있고 기갑도 약간 있는 정도지. 뭐 사실은 말야." 헥터가 말을 잠시 멈추었다. "이건 사실 그냥 첫 임무야. 기업 군대를 지휘하기 위해 필요한 도구를 찾기 위한 첫 임무 말야. 전차들과 부관들, 훈련 시켜볼 줄 알지? 이놈들 가져다가 진흙탕에 몇번 집어 넣어주고 텍사스 황무지에서 산적들 좀 쏘고, 알래스카에서 생존 훈련 좀 해주고..."

맞다. 난 훈련법을 알고 있었고 이런 훈련은 기업군이 확장 준비를 시작할 때 항상 있는 일이다. 어떤 이들은 수 많은 부와 군사력을 매우 빨리 갖추고 싶어했고 이는 공식적인 방식으로는 해낼 수 없는 것이었다. 그래서 기업들은 보통 엄청난 기대를 가지고 이런 업무를 맞기기에 최적의 상황에서 이런 일거리가 주어지는 것은 항상 정말이지 희귀했다. 기업들은 과거에 대해 잘 모르는 용병들을 처음부터 믿지 않는 특성이 있고 이는 나처럼 경력있는 이들이라 할지라도 다르지 않아서 우선은 간단한 일부터 맞기곤 했다.

"... 그러면 그들이 제대로 된 아파트를 줄거고, 괜찮은 여자랑 결혼하고, 애도 생기고... 우리 같은 사람들 대부분은 이런거 꿈도 못꾸는 것이지. 그래서 어쩔래, 파트너?"

그는 중간에 텍사스 억양으로 바꿔 느릿느릿 말하기 시작했다. 젠장 신이시어 그냥 죽여주십시오. 난 한번이라도 헥터와 그냥 평범한 대화를 나눴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어쨌거나 내 불안감은 진정되지 않았고 무슨 생각을 해야 할지 잘 몰랐고, 시간을 좀 벌기로 했다.

"모르겠어, 헥터. 내 말은... 왜 나지? 데리고 있는 부하들도 있잖아."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억지스러운 소리가 약간 섞여 있었다. 이는 아주 약간이었지만 무슨 상황인지 알아차리는데 약간 도움이 됐다.

"기업놈들 탱고추는데 내 애들을 보내라고? 누구? 세자르? 안젤라? 한번 생각해보자." 그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 "뭐 안젤라가 드레스를 입으면 멋질거 같긴 해. 동지, 아마 뭔가 이상한걸 생각하나본데 우리 애들은 훈련법이라는걸 모르는데다 기업 새끼들을 싫어하지. 게다가 놈들은 그다지..." 다시 잠시 침묵이 이어졌다.

"문명화된 놈들도 아니지. 자네나 나 같지가 않아."

그 말이 맞긴 하다. 세자르는 사무실에서 이틀만 앉아 있으면 무릎이 터질 것이고 안젤라는... 생각 안하는게 나을 정도였다. 그리고 이 둘이 헥터의 최고 부관이었다. 그래도 여전히 뭔가 이상했고. 나는 침대에 누워 왼팔을 머리 뒤에 두고는 눈을 감았다. 그리다 내가 뭔가 분명한 것을 놓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이거 어디서 들은 말이죠? '길에서 들었는데' 같은 거짓부렁은 하지 않는게 좋을겁니다. 우리 같은 사람들한테 그런 기회? 우리한텐 회사에서 진짜배기 회사원처럼 일할 기회가 없습니다. 내 말은 손을 더럽히지 않고 하는 진짜 일 말입니다. 진짜 진짜 손을 더럽히는 일 말고는 말이죠. 그리고 내가 그런 스타일의 사람도 아니고, 알고 있잖아요." 몇초간 침묵이 이어지고, 제대로 감춘 한숨이 이어졌다.

"좋아, 좋다고. 누가 왔었어. 정말 고급스럽게 차려입은 Chica(스페인어-소녀) 말야. 먼저 그 소녀는 어디서 날 찾을 수 있는지 알고 있었어. 이 시점에서 내가 무슨 생각을 했을지 알 수 있지? 그리고 두번째, 그 소녀는 알아서는 안될 모든 더러운 것들을 다 알고 있었어. 무시할 수 없는 그런거 있잖아. 그래서 우린 거래를 했지. 그 소녀는 너한테 관심이 많았어. 심지어 니가 어디 사는지도 알고 있었지. 이상한 일이지 않나?"

나는 눈쌀을 찌푸렸다. "언제 이야기지?"

"두어시간 전 일이야."

좋아. 최소한 좋은 소식은 있군. 이게 함정이라면 난 이미 죽었을 것이야. 그러니까 복수심에 불타는 기업은 아니라 이거군, "그 이야기부터 하지 그랬어요?"

"하하하 지랄마, Amigo(스페인어-친구), 자네 겁주기 싫었다고. 무슨 일이 생기거나 한거 아니잖아 안그래? 이 일을 원한다면 말야, 그 소녀가 지시 사항을 남겼어. 어느 쪽이건 이 소녀는 진짜배기 같았다고, 니가 나한테 말한적 없는 엄청난 뒷배가 있다던가 그런게 아니면 난 모르겠는데. 어떻게 할거야?"

난 한숨을 쉬고 눈을 감았다.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겠지. 그렇지?

"좋아요 들어보죠."

***

몇 시간 뒤, 나는 도시 외각의 잘 가려진 총포상에 들렸다. 여긴 윈디 시에서도 질 나쁜 구획인데 이 지저분한 곳 근처의 건물들은 거의 닫히고 버려진 것으로 보였다. 불량배처럼 보이는 놈들 두엇이 멀리서 날 쳐다보았지만 내 반쯤 망가진 셰벨레 차와 내 외모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는 내 손에 쥐여진 AR-15가 놈들이 멀리 떨어져있게 만들어줬다. 뭐 아마도 그렇겠지.

나는 울퉁불퉁한 나무 현관문을 통해 가게에 들어갔다. 구식 현관문 종이 울리며 내가 입장한 것을 알렸고 계산대 뒤에서 옛날 신문을 읽고 있던 주인 할배가 고개를 들어 나를 쳐다보았다. 이 총포상에는 저질 사냥용 소총이 쌓여있었는데 내가 기대하던 것은 확실히 아니었다. 저런 것으로 사냥을 하는 것은 무리다. 두발로 걷는 사냥감이 아니라면 말이다.

"가게 닫았어."

헥터가 말해준 것으로 볼때, 나는 이런 반응을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 나는 내가 정확히 기억하기를 바라며 전화로 들은 암호 문장을 한 마디, 한 마디 반복했다. 그 때는 그 문장을 적는 것이 창피하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왜 그러지 않았을까 후회하고 있었다.

"시카고는 여름에도 추운데, 당신의 안락한 집에서 따뜻하게 쉬다갈 수 있게 해 주시오."

땀에 흠뻑 젖어 서 있으며 이런 말을 한 나는 정말 바보가 된 느낌이었다. 고층건물의 유리창에 반사된 태양빛이 도로의 타르를 녹이는 이 도시의 한 낮에 에어컨도 없는 60년 묵은 자동차를 타고 와서 이런 말을 할만한 사람이 누가 있을까? 무슨 놈의 암호문이 이래? 누가 생각한거야?

노인은 마침내 고개를 들어 눈썹을 치켜올렸다. 그는 낡은 스웨터에 은테 안경을 끼고 희끗희끗한 회색 머리를 한 친절한 할아버지를 떠올리게 했다. 틀릴리가 없는데... 노인의 눈은 강철처럼 파랗고 차가우며 그의 본성을 배반하고 있는 듯 했다.

"아 그렇군요. 소프 선생님(Master Thorpe) 맞으시죠?"

나는 끄덕였다.

"네 맞습니다."

그는 나무 흔들의자에서 천천히 일어났다. 참 기괴했다. 커다란 리볼버가 신문 뒤에 숨겨져 있었는데 노인이 나무 카운터에 꽤 부드럽게 놓았음에도 불구하고 리볼버는 무겁고 요란한 소리를 내었다. 꽤나... 엄청 무거운 놈으로 보이는데 아마 방탄복을 입고 있어도 한방이면 끝장날 것 같은 그런 것으로 보였다. 그리고 이 노인의 총알은 빗나갈 것 같지도 않았다. 나는 침을 꿀꺽 삼켰고 노인은 내 초조함을 보고는 차갑게 미소를 지었다.

"도울 에즈라 로젠스타인(Ezra Rosenstein)이라 합니다. 선생님 부디 따라오시겠습니까."

나는 그의 억양을 이해할 수 없었다. 영국인인가? 아니면 캐나다인? 나는 지금까지 꽤나 여기저기 돌아다녔지만 이런 사람은 만난 적이 없다. 이 남자는 은퇴한 살인자나 전직 특수부대, 아니면 CIA 요원 같은 느낌이 들었다. 어쨌건 나는 그가 얼마나 많은 시체를 보았고 그 중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을 직접 죽였는지 물어서 스스로 무덤을 팔 생각은 없었다.

노인은 가게 뒤쪽 문을 열었다. 그러나 내가 예상한 먼지 가득한 창고가 아닌 건물 아래쪽으로 향하는 콘크리트 계단이 나왔다. 나는 문을 지나가며 이 문이 적어도 1인치 두께의 강철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발견했다. 장갑판이로군, 나는 스스로에게 내기를 걸었다. 이 남자는 장난을 치는 것이 아니었고 나는 금방 어떻게 이런 동네에서 이 노인이 안전하게 있을 수 있는지 알아챘다. 누구도 그의 물건을 도둑질할 만큼 멍청하지 않았으리라.

내가 머리속으로 몇가지 탈출 계획을 짜고 있는 동안 우리는 건물 바닥에 다달았고 탁자와 지도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는 무기로 가득찬 방에 들어섰다. 이 무기들은 윗층에서 보았던 그런 것들이 아니라 완전 최첨단 무기였다. 돌격 소총, 전투용 산탄총 같은 것들. 특히 구석에 있는 것들은 깨끗하고 기름칠이 잘 되어 있었으며 장전되어있어 바로 사용할 수 있어보였다. 남자는 말없이 빈 의자를 가리켰고 나를 향한 다른 의자에 앉았다.

"그럼. 노라(Norah) 양이 소프 선생님을 평가해달라고 했습니다. 보통은 더 이상의 평가는 없지만..."

뱀이 먹잇감을 통채로 삼키기 직전인듯한 영혼 시린 미소가 다시 한번 나타났다.

"...노라양은 매력적이고 설득력있지. 그렇지 않습니까." 그는 테이블 왼쪽의 서류뭉치를 뒤지며 혼잣말을 하며 결론을 냈다.

"아 그래요. 여기 있군요. 사무엘 소프(Samuel Thorpe) 1995년 뉴욕 출신 맞습니까?"

그는 안경테 너머로 빠르게 나를 훑어보았고 나는 그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문서를 읽으며 중얼거렸다.

"10살에 고아가 됐는데, 아 조직 폭력배 문제였군요, 비극적이게도 말입니다. 흠, 슬픈 시대였군요... 여러 양부모 가정에서 자랐고 다시 도망갔고요... 군에 입대했지만 정말 소속감을 느낀 적은 없고... 그렇군요... 마치 같은 직업에 종사하는 분들의 공통적인 특성처럼... 그리고 폴라드(Pollard)이후로는 개인 용병이 되었군요."

나는 혼란스러워 끼어들었다. "폴라드요?"

그는 눈쌀을 찌푸렸고 곧장 비난의 목소리를 쏟아낼 것 처럼 보였다. 나는 갑자기 다시 어린애가 된 기분이었다. 숙제를 하지 않은 어린애 말이다.

"소프 선생님, 폴라드 대 뉴욕말입니다. 대법원이 수정헌법 2조의 제한을 철폐한 것 말이죠. 시민 개개인이 이전까지는 미군만 보유 가능했던 모든 무기를 획득할 수 있게 되어 개인 용병들이 활동할 수 있게 되었죠. 물론 핵무기는 빼고 말입니다." 그는 다시 슬며시 미소를 지으며 덧붙였다.

나는 그가 말하는 동안 고개를 끄덕였고 더 이상 바보처럼 보이지 않기를 바랐다.

"좋아요, 좋아..."

"잠시만요." 그가 말을 이었다. "지금 우리가 어디까지 봤더라... 아 그렇군요. 사설 계약자로서 경력을 봅시다. 몇번 작전을 나갔고 몇번 교전도 했지만 별로 대단할 것은 없군요. 그럼 평균적인 성공률을 봅시다. 흠." 그는 생각에 잠겼다. "일반적이진 않군요."

나는 그의 말이 무슨 뜻인지, 나에 대해 어떻게 그렇게 많이 알고 있는지 확신하지 못했지만 그에게 무슨 뜻인지 자세히 설명해 달라고 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한 것 같다고 느껴졌다. 그는 서류를 다 읽었고 다시 한번 훑어본 뒤 다시 서류 더미 위에 놓았다.

"그럼 한번 시작해보죠."

이후 몇 시간 동안, 그는 내가 처음 받았던 평범한 경비 임무부터 두바이의 메이단(Meydan) 호텔에서 발생한 총격전까지 내가 맡아왔던 모든 임무의 세부사항을 해부했다. 그는 내 전술과 화기 지식, 언어 능력 그리고 문제 해결 능력에 대해 질문했다. 그리고 마침내, 내가 가장 자신 없는 분야에 도달했다. 기갑.

"마스터 소프, 아시다시피 말입니다. 폴라드 판결의 결과로 미합중국의 시민들은 이전에 "파괴 장비(Destructive devices)"라 불렸던 것들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심지어는 전차나 보병 전투차 또는 자주포 같은 기갑 장비도 말이죠. 따라서 이 업무를 성공적으로 얻으려면..."

나는 그의 "꼭 이래야 한다."고 강조하는 어투가 정말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이 시점에서 논쟁하기에는 너무 지쳐있었다.

"... 주어진 임무를 완수하면서 고용주의 무기고에 장갑 차량을 추가해달라는 요청을 받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이제 고용주가 말 그대로 무한정의 자원을 가지고 있다고 상상해 보십시오. 말 그대로 원하는 차량을 아무 것이나 선택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단 한번만 선택할 수 있고 그 차량으로 다양한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는 것은 명심하세요. 어떤 것으로 고르시겠습니까?"

나는 대답을 위해 입을 열었으나 그는 즉시 내 말을 가로막았다.

"소프 선생님, 확실히 하겠습니다만 정답은 없습니다. 선생님의 선택은 제게 선생님이 어떻게 임무 수행에 방해되는 장애에 접근하고 극복할 것인지에 대해 더 잘 알려주겠죠." 그는 끄덕였다. "그럼 계속 이야기해보십시오. 답을 듣고 싶어 죽겠으니까 말이죠."

그에게 말이 가로막히자 나는 내 문제에 대해 곰곰이 생각할 수 있었다. 많은 것들이 내 대답에 달려있다는 묘한 느낌이 들었다...

leeke88

leeke88

* 2028년 6월 시카고

나는 땀에 흠뻑 젖어 벌벌 떨며 일어났다. 몇 년 동안이나 똑같은 이 악몽은 이제 친근하기까지 했다. 사진들이 기억속 정지된 장면처럼 떠오른다. 해변에서의 하루, 부모님의 미소, 어린 시절 내가 가장 좋아하던 집에서의 저녁밥. 그리고 오직 어둠 뿐, 두텁고 검은 연기가 그 모든 것을 하나씩 집어 삼킨다. 먼저 어머니부터, 그러고는 아버지. 두분 모두 내겐 친근하면서도 사실 매우 먼 분들이다. 나는 부모님의 얼굴을 기억하지 못하지만 가슴 속 느낌으로 꿈 속의 이 사람들이 내 부모님이라는 것을 정말이지 확신한다. 그리고... 모든 것이 사라졌다. 심장이 격히 뛰고 극심한 갈증에 잠에서 깨며 이 악몽은 마음 한 구석으로 옮겨갔다.

언제나의 아침처럼, 나는 마치 이 장소가 처음인 것 마냥 나를 주변을 살펴본다. 아직 이른 시간이었지만 주변 콘크리트 덩어리들에 반사된 열기가 내 낡은 아파트(Flat:영국식 단어)를 덮치고 있었다. 몇시간 뒤면 찜통이 될 것이다. 시카고의 여름이라, 난 정말 네가 싫어.

이 건물은 꽤 좋은 편이다.뭐 비록 이 좋다는 것도 분명 보통 기준으로는 불평을 들을만한 것이겠지만 최소한 샤워실에 벌레가 나오지도 않고 냉장고(fridge:영국식 단어)에 곰팡이도 없었다. 이건 이전에 내가 살던 3세계 숙소들에 비하면 훨신 나은 것이다. 용병의 삶은 모든 세계를 누비는 것이고 그 중에 모든 놀라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으며(물론 총격전이 이어지고), 모든 샤워실에서 쏟아지는 찬물을 맞으며(뭐, 밖이 덥다면 이것도 좋겠지), 깡통(Tin:영국식 단어)에 쑤셔박힌 모든 싸구려 음식을 먹는 것이다. 하지만 쓰레기 조각을 얻으려 다른 방랑자와 싸우면서 내일은 더 나을거라는 헛된 희망을 품는 이 삶은 내가 선택한 것이다. 이러다보면 뭔가 세상의 미래를 바꿀 수 있지 않을까?

하하하, 농담이고 그냥 액션 영화랑 돈을 보고 선택한 직업이다.

내 한가롭고 평화로운 잡생각은 전화 벨소리에 중단되었다. 휴대폰(Cell:미국식 단어)의 화면을 바라보자 내 기분은 더욱 가라않았다. 나는 거지에겐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것을 되새기며 두달 동안 누워서 빈둥거리는 것은 자존심 외의 많은 것도 함께 앗아갔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리고 전화 반대편의 사나이도 이 사실을 잘 알고 있었다. 젠장.

녹색 통화버튼을 누르는데는 시간이 걸렸다. 내 본능은 보통 내 삶에 큰 도움이 됐고 지금 이 순간에도 본능은 그냥 받지 마라고 소리치고 있었다. 하지만 난 저항할 수 없었다. 사람은 먹어야만 살 수 있고 싸구려 피자와 싸구려만도 못한 맥주로 버티는 것은 그렇게 오래 할 짓은 못 됐다. 미국은 전 세계에 훌륭한 많은 것들을 전파했지만 미국 음식은 분명 아니라고 생각한다. 어쨌거나 전화를 받아보자.

"안녕하신가, 헥터. 오랜만이구만 그래."

맞아. 이게 내가 낼 수 있는 최대한 무심한 목소리였어. 그도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고 있고 나도 알고 있지만 본론부터 이야기하는 것은 게임의 방식이 아니지. 내가 괴짜마냥 이야기를 시작하는 것은 별로 좋을게 없어.

"“Hola, amigo! Que pasa!(안녕 친구! 어떻게 지냈나!)"

또 멕시코어 헛소리다. 헥터는 3세대 미국인으로 시카고에서 태어났고 자랐다. 스스로 지역 "마피아"의 일원이라 자부하며 이 조그마한 언덕에서 조그마한 먹잇감을 두고 다른 쓰레기 청소부들과 싸우는 놈이다. 이놈은 사실 제대로 된 마피아도 아니지만 가족의 영향력이나 뿌리 같은 뭔가와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는 강박감은 헥터가 이런식으로 일하게 만들었다. 정말 슬픈 이야기지. 하지만 동시에 그는 수 많은 파이에 그 뚱뚱한 손을 대고 있었고 괜찮고 쉬운 작업이 있다면 그의 일을 대신 해주는 것도 좋을 것이다.

"별거 없었죠. 마지막 작업 후에 로큰롤 시간을 좀 가지고 있었이요."

그리고 이제 그는 두바이의 혼란에 대해 어떻게 알아냈는지 자랑할 것이다. 물론이지...

"아이, 그거 들었지. 나쁜 몇놈이 완전히 묵사발이 났다면서, 안그래? 사업하기에 영 좋은 이야기는 아니군 그래. 하지만 친구, 자네와는 관계 없지. 자네는 화살처럼 똑바로 버티다가 있다가 탈출했지. 존경할만한 위인이야."

아 그렇구나. 저 말인 즉 그는 정말로 내 도움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아니면 내 얼굴에 부비적 거리고 싶다는 뜻이던가, 하지만 난 내 한계를 잘 알고 있다. 이제 슬슬 흥미로워지기 시작했는데, 아마 헥터의 말은 척보기에도 있어보이는 누군가가 필요하다는 말일텐데 뭐 내가 턱시도를 입으면 엄청 있보이긴 했다, 아니면 뭐 인생에서 자빠진 패배자가 필요할 수도 있겠는데 뭐 그래도 두번째 경우는 아닌거 같았다. 그는 저렴하고도 쉬운 선택권 여럿을 가지고 있었고 나는 이 선택을 받기 위해 추격에 나섰다.

"그렇죠 머, 아시다시피 말입니다. 잠깐 돌아서면 어떤 멍청이들이 일을 망쳐놓죠. 제 기분을 망치고, 명성도 망치고요. 이제 두바이에서는 절대 다시 일하지 않을 겁니다. 하지만 진짜 말이죠..." 난 잠시 멈추었다, "그 시발놈들 진짜 좆같았죠. 그래서 이 운수 없는 용병놈이 뭘 도와 드릴까요?" 그는 진지해졌다. 엄청 진지해졌다. 너무 심각하게 진지해져서 그는 그가 사랑해 마지 않았던 억양을 사용하는 것도 까먹을 정도였다.

"그래 그래, 한번 들어보게. 돈이 넘치는 회사 하나가 용병을 한명 찾고 있어. 자기들 꼬마들한테 로프 매는 법을 가르쳐줄만한 사람 말야. 별로 심각한 일도 아니야. 이 회사는 보병대가 좀 있고 기갑도 약간 있는 정도지. 뭐 사실은 말야." 헥터가 말을 잠시 멈추었다. "이건 사실 그냥 첫 임무야. 기업 군대를 지휘하기 위해 필요한 도구를 찾기 위한 첫 임무 말야. 전차들과 부관들, 훈련 시켜볼 줄 알지? 이놈들 가져다가 진흙탕에 몇번 집어 넣어주고 텍사스 황무지에서 산적들 좀 쏘고, 알래스카에서 생존 훈련 좀 해주고..."

맞다. 난 훈련법을 알고 있었고 이런 훈련은 기업군이 확장 준비를 시작할 때 항상 있는 일이다. 어떤 이들은 수 많은 부와 군사력을 매우 빨리 갖추고 싶어했고 이는 공식적인 방식으로는 해낼 수 없는 것이었다. 그래서 기업들은 보통 엄청난 기대를 가지고 이런 업무를 맞기기에 최적의 상황에서 이런 일거리가 주어지는 것은 항상 정말이지 희귀했다. 기업들은 과거에 대해 잘 모르는 용병들을 처음부터 믿지 않는 특성이 있고 이는 나처럼 경력있는 이들이라 할지라도 다르지 않아서 우선은 간단한 일부터 맞기곤 했다.

"... 그러면 그들이 제대로 된 아파트를 줄거고, 괜찮은 여자랑 결혼하고, 애도 생기고... 우리 같은 사람들 대부분은 이런거 꿈도 못꾸는 것이지. 그래서 어쩔래, 파트너?"

그는 중간에 텍사스 억양으로 바꿔 느릿느릿 말하기 시작했다. 젠장 신이시어 그냥 죽여주십시오. 난 한번이라도 헥터와 그냥 평범한 대화를 나눴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어쨌거나 내 불안감은 진정되지 않았고 무슨 생각을 해야 할지 잘 몰랐고, 시간을 좀 벌기로 했다.

"모르겠어, 헥터. 내 말은... 왜 나지? 데리고 있는 부하들도 있잖아."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억지스러운 소리가 약간 섞여 있었다. 이는 아주 약간이었지만 무슨 상황인지 알아차리는데 약간 도움이 됐다.

"기업놈들 탱고추는데 내 애들을 보내라고? 누구? 세자르? 안젤라? 한번 생각해보자." 그는 잠시 말을 멈추었다. "뭐 안젤라가 드레스를 입으면 멋질거 같긴 해. 동지, 아마 뭔가 이상한걸 생각하나본데 우리 애들은 훈련법이라는걸 모르는데다 기업 새끼들을 싫어하지. 게다가 놈들은 그다지..." 다시 잠시 침묵이 이어졌다.

"문명화된 놈들도 아니지. 자네나 나 같지가 않아."

그 말이 맞긴 하다. 세자르는 사무실에서 이틀만 앉아 있으면 무릎이 터질 것이고 안젤라는... 생각 안하는게 나을 정도였다. 그리고 이 둘이 헥터의 최고 부관이었다. 그래도 여전히 뭔가 이상했고. 나는 침대에 누워 왼팔을 머리 뒤에 두고는 눈을 감았다. 그리다 내가 뭔가 분명한 것을 놓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이거 어디서 들은 말이죠? '길에서 들었는데' 같은 거짓부렁은 하지 않는게 좋을겁니다. 우리 같은 사람들한테 그런 기회? 우리한텐 회사에서 진짜배기 회사원처럼 일할 기회가 없습니다. 내 말은 손을 더럽히지 않고 하는 진짜 일 말입니다. 진짜 진짜 손을 더럽히는 일 말고는 말이죠. 그리고 내가 그런 스타일의 사람도 아니고, 알고 있잖아요." 몇초간 침묵이 이어지고, 제대로 감춘 한숨이 이어졌다.

"좋아, 좋다고. 누가 왔었어. 정말 고급스럽게 차려입은 Chica(스페인어-소녀) 말야. 먼저 그 소녀는 어디서 날 찾을 수 있는지 알고 있었어. 이 시점에서 내가 무슨 생각을 했을지 알 수 있지? 그리고 두번째, 그 소녀는 알아서는 안될 모든 더러운 것들을 다 알고 있었어. 무시할 수 없는 그런거 있잖아. 그래서 우린 거래를 했지. 그 소녀는 너한테 관심이 많았어. 심지어 니가 어디 사는지도 알고 있었지. 이상한 일이지 않나?"

나는 눈쌀을 찌푸렸다. "언제 이야기지?"

"두어시간 전 일이야."

좋아. 최소한 좋은 소식은 있군. 이게 함정이라면 난 이미 죽었을 것이야. 그러니까 복수심에 불타는 기업은 아니라 이거군, "그 이야기부터 하지 그랬어요?"

"하하하 지랄마, Amigo(스페인어-친구), 자네 겁주기 싫었다고. 무슨 일이 생기거나 한거 아니잖아 안그래? 이 일을 원한다면 말야, 그 소녀가 지시 사항을 남겼어. 어느 쪽이건 이 소녀는 진짜배기 같았다고, 니가 나한테 말한적 없는 엄청난 뒷배가 있다던가 그런게 아니면 난 모르겠는데. 어떻게 할거야?"

난 한숨을 쉬고 눈을 감았다. 죽기 아니면 까무러치기겠지. 그렇지?

"좋아요 들어보죠."

***

몇 시간 뒤, 나는 도시 외각의 잘 가려진 총포상에 들렸다. 여긴 윈디 시에서도 질 나쁜 구획인데 이 지저분한 곳 근처의 건물들은 거의 닫히고 버려진 것으로 보였다. 불량배처럼 보이는 놈들 두엇이 멀리서 날 쳐다보았지만 내 반쯤 망가진 셰벨레 차와 내 외모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는 내 손에 쥐여진 AR-15가 놈들이 멀리 떨어져있게 만들어줬다. 뭐 아마도 그렇겠지.

나는 울퉁불퉁한 나무 현관문을 통해 가게에 들어갔다. 구식 현관문 종이 울리며 내가 입장한 것을 알렸고 계산대 뒤에서 옛날 신문을 읽고 있던 주인 할배가 고개를 들어 나를 쳐다보았다. 이 총포상에는 저질 사냥용 소총이 쌓여있었는데 내가 기대하던 것은 확실히 아니었다. 저런 것으로 사냥을 하는 것은 무리다. 두발로 걷는 사냥감이 아니라면 말이다.

"가게 닫았어."

헥터가 말해준 것으로 볼때, 나는 이런 반응을 이미 예상하고 있었다. 나는 내가 정확히 기억하기를 바라며 전화로 들은 암호 문장을 한 마디, 한 마디 반복했다. 그 때는 그 문장을 적는 것이 창피하다고 생각했지만 지금은 왜 그러지 않았을까 후회하고 있었다.

"시카고는 여름에도 추운데, 당신의 안락한 집에서 따뜻하게 쉬다갈 수 있게 해 주시오."

땀에 흠뻑 젖어 서 있으며 이런 말을 한 나는 정말 바보가 된 느낌이었다. 고층건물의 유리창에 반사된 태양빛이 도로의 타르를 녹이는 이 도시의 한 낮에 에어컨도 없는 60년 묵은 자동차를 타고 와서 이런 말을 할만한 사람이 누가 있을까? 무슨 놈의 암호문이 이래? 누가 생각한거야?

노인은 마침내 고개를 들어 눈썹을 치켜올렸다. 그는 낡은 스웨터에 은테 안경을 끼고 희끗희끗한 회색 머리를 한 친절한 할아버지를 떠올리게 했다. 틀릴리가 없는데... 노인의 눈은 강철처럼 파랗고 차가우며 그의 본성을 배반하고 있는 듯 했다.

"아 그렇군요. 소프 선생님(Master Thorpe) 맞으시죠?"

나는 끄덕였다.

"네 맞습니다."

그는 나무 흔들의자에서 천천히 일어났다. 참 기괴했다. 커다란 리볼버가 신문 뒤에 숨겨져 있었는데 노인이 나무 카운터에 꽤 부드럽게 놓았음에도 불구하고 리볼버는 무겁고 요란한 소리를 내었다. 꽤나... 엄청 무거운 놈으로 보이는데 아마 방탄복을 입고 있어도 한방이면 끝장날 것 같은 그런 것으로 보였다. 그리고 이 노인의 총알은 빗나갈 것 같지도 않았다. 나는 침을 꿀꺽 삼켰고 노인은 내 초조함을 보고는 차갑게 미소를 지었다.

"도울 에즈라 로젠스타인(Ezra Rosenstein)이라 합니다. 선생님 부디 따라오시겠습니까."

나는 그의 억양을 이해할 수 없었다. 영국인인가? 아니면 캐나다인? 나는 지금까지 꽤나 여기저기 돌아다녔지만 이런 사람은 만난 적이 없다. 이 남자는 은퇴한 살인자나 전직 특수부대, 아니면 CIA 요원 같은 느낌이 들었다. 어쨌건 나는 그가 얼마나 많은 시체를 보았고 그 중에서 얼마나 많은 사람을 직접 죽였는지 물어서 스스로 무덤을 팔 생각은 없었다.

노인은 가게 뒤쪽 문을 열었다. 그러나 내가 예상한 먼지 가득한 창고가 아닌 건물 아래쪽으로 향하는 콘크리트 계단이 나왔다. 나는 문을 지나가며 이 문이 적어도 1인치 두께의 강철로 만들어졌다는 것을 발견했다. 장갑판이로군, 나는 스스로에게 내기를 걸었다. 이 남자는 장난을 치는 것이 아니었고 나는 금방 어떻게 이런 동네에서 이 노인이 안전하게 있을 수 있는지 알아챘다. 누구도 그의 물건을 도둑질할 만큼 멍청하지 않았으리라.

내가 머리속으로 몇가지 탈출 계획을 짜고 있는 동안 우리는 건물 바닥에 다달았고 탁자와 지도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는 무기로 가득찬 방에 들어섰다. 이 무기들은 윗층에서 보았던 그런 것들이 아니라 완전 최첨단 무기였다. 돌격 소총, 전투용 산탄총 같은 것들. 특히 구석에 있는 것들은 깨끗하고 기름칠이 잘 되어 있었으며 장전되어있어 바로 사용할 수 있어보였다. 남자는 말없이 빈 의자를 가리켰고 나를 향한 다른 의자에 앉았다.

"그럼. 노라(Norah) 양이 소프 선생님을 평가해달라고 했습니다. 보통은 더 이상의 평가는 없지만..."

뱀이 먹잇감을 통채로 삼키기 직전인듯한 영혼 시린 미소가 다시 한번 나타났다.

"...노라양은 매력적이고 설득력있지. 그렇지 않습니까." 그는 테이블 왼쪽의 서류뭉치를 뒤지며 혼잣말을 하며 결론을 냈다.

"아 그래요. 여기 있군요. 사무엘 소프(Samuel Thorpe) 1995년 뉴욕 출신 맞습니까?"

그는 안경테 너머로 빠르게 나를 훑어보았고 나는 그저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문서를 읽으며 중얼거렸다.

"10살에 고아가 됐는데, 아 조직 폭력배 문제였군요, 비극적이게도 말입니다. 흠, 슬픈 시대였군요... 여러 양부모 가정에서 자랐고 다시 도망갔고요... 군에 입대했지만 정말 소속감을 느낀 적은 없고... 그렇군요... 마치 같은 직업에 종사하는 분들의 공통적인 특성처럼... 그리고 폴라드(Pollard)이후로는 개인 용병이 되었군요."

나는 혼란스러워 끼어들었다. "폴라드요?"

그는 눈쌀을 찌푸렸고 곧장 비난의 목소리를 쏟아낼 것 처럼 보였다. 나는 갑자기 다시 어린애가 된 기분이었다. 숙제를 하지 않은 어린애 말이다.

"소프 선생님, 폴라드 대 뉴욕말입니다. 대법원이 수정헌법 2조의 제한을 철폐한 것 말이죠. 시민 개개인이 이전까지는 미군만 보유 가능했던 모든 무기를 획득할 수 있게 되어 개인 용병들이 활동할 수 있게 되었죠. 물론 핵무기는 빼고 말입니다." 그는 다시 슬며시 미소를 지으며 덧붙였다.

나는 그가 말하는 동안 고개를 끄덕였고 더 이상 바보처럼 보이지 않기를 바랐다.

"좋아요, 좋아..."

"잠시만요." 그가 말을 이었다. "지금 우리가 어디까지 봤더라... 아 그렇군요. 사설 계약자로서 경력을 봅시다. 몇번 작전을 나갔고 몇번 교전도 했지만 별로 대단할 것은 없군요. 그럼 평균적인 성공률을 봅시다. 흠." 그는 생각에 잠겼다. "일반적이진 않군요."

나는 그의 말이 무슨 뜻인지, 나에 대해 어떻게 그렇게 많이 알고 있는지 확신하지 못했지만 그에게 무슨 뜻인지 자세히 설명해 달라고 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한 것 같다고 느껴졌다. 그는 서류를 다 읽었고 다시 한번 훑어본 뒤 다시 서류 더미 위에 놓았다.

"그럼 한번 시작해보죠."

이후 몇 시간 동안, 그는 내가 처음 받았던 평범한 경비 임무부터 두바이의 메이단(Meydan) 호텔에서 발생한 총격전까지 내가 맡아왔던 모든 임무의 세부사항을 해부했다. 그는 내 전술과 화기 지식, 언어 능력 그리고 문제 해결 능력에 대해 질문했다. 그리고 마침내, 내가 가장 자신 없는 분야에 도달했다. 기갑.

"마스터 소프, 아시다시피 말입니다. 폴라드 판결의 결과로 미합중국의 시민들은 이전에 "파괴 장비(Destructive devices)"라 불렸던 것들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심지어는 전차나 보병 전투차 또는 자주포 같은 기갑 장비도 말이죠. 따라서 이 업무를 성공적으로 얻으려면..."

나는 그의 "꼭 이래야 한다."고 강조하는 어투가 정말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이 시점에서 논쟁하기에는 너무 지쳐있었다.

"... 주어진 임무를 완수하면서 고용주의 무기고에 장갑 차량을 추가해달라는 요청을 받게 될 것입니다. 그러면 이제 고용주가 말 그대로 무한정의 자원을 가지고 있다고 상상해 보십시오. 말 그대로 원하는 차량을 아무 것이나 선택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단 한번만 선택할 수 있고 그 차량으로 다양한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는 것은 명심하세요. 어떤 것으로 고르시겠습니까?"

나는 대답을 위해 입을 열었으나 그는 즉시 내 말을 가로막았다.

"마스터 소프, 확실히 하겠습니다만 정답은 없습니다. 선생님의 선택은 제게 선생님이 어떻게 임무 수행에 방해되는 장애에 접근하고 극복할 것인지에 대해 더 잘 알려주겠죠." 그는 끄덕였다. "그럼 계속 이야기해보십시오. 답을 듣고 싶어 죽겠으니까 말이죠."

그에게 말이 가로막히자 나는 내 문제에 대해 곰곰이 생각할 수 있었다. 많은 것들이 내 대답에 달려있다는 묘한 느낌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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